정부의 정보기술(IT) 부문 원조 및 대외경제협력사업이 기업의 대규모 해외 진출을 일궈내고 있다. 일부 기업은 IT전문인력 파견 등 작은 사업에서 시작된 해당 국가와의 인연을 수백억원 규모의 대형 사업 수주로 연결하고 있다. 그동안 건설 등 다른 산업에 비해 후속 경제효과가 미약했던 것으로 취급돼온 IT산업이 미운오리에서 백조로 화려하게 변신했다는 평가다.
30일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 관련기관에 따르면 공적개발원조(ODA)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사업을 진행한 KT, 삼성네트웍스, 포스데이타, SK C&C 등의 기업이 해당 국가나 지역에서 대규모 IT 프로젝트를 연이어 수주하고 있다. 특히 IT는 초기 인프라가 향후 국가적인 사업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해당 업체들의 수주 행진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삼성네트웍스는 2001년 KOICA에서 진행했던 스리랑카 정보화 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한 전문가 파견을 계기로 수천만달러 규모의 사업 수주를 일궈냈다.
지난 2006년 10월부터 현재까지 1500만달러 규모의 스리랑카 정부 행정망 구축사업을 진행 중이다. 스리랑카 정보통신부의 EDCF 차관사업이다. 스리랑카 325군데 지방 사무소 행정망 연결 사업, 중앙화를 위한 센터 구축, 3년간 유지보수 및 운영이 포함된 사업이다. 새해 1분기에는 650만달러 규모의 스리랑카 정부 행정망 2차 사업도 수의계약으로 수주할 예정이다. 또 8300만달러 예산의 조세 전산화 도입을 위한 국세청 1차 IT인프라구축사업도 계약이 임박해 있다. 조세 전산화 사업은 아시아개발은행(ADB) 자금으로 진행된다.
포스데이타도 캄보디아 직업훈련학교 건립사업(약 167억원)을 시작으로 올해 3월 완료된 라오스 르앙프라방 국립대학 건립사업(216억원), 새해 3월 완료예정인 인도네시아 바탐 전자정부 구축사업(168억원) 등 3개의 EDCF 사업을 수주했다. 이들 사업도 모두 2005년 라오스 전자정부시범사업, 2003년 인도네시아 중소기업센터 시스템 구축사업 등의 KOICA 사업을 근간으로 시작된 것이다.
다양한 KOICA사업을 진행했던 KT도 지난 6월 진행했던 콩고 정부통신망 구축사업을 계기로 국가 기간망 구축사업을 제안해 놓은 상황이다. KT는 EDCF 사업으로 2004년 진행했던 방글라데시 통신망 현대화 사업을 기반으로 방글라데시 국가기간통신망 사업도 제안했다. 새해 초 최종 계약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최원식 KOICA 정보통신팀장은 “2000년 초 시작된 IT 원조가 최근 국내 기업의 현지 진출로 결실을 보고 있다”며 “인도적인 면과 경제적 효과를 모두 거둘 수 있는 IT 분야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전략적인 접근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나라별로 수백억 규모 대형 프로젝트 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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