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있는 벤처, 불황 뚫는다

5년~10년의 짧은 역사와 20~30명의 직원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불황을 뚫고 나가는 벤처기업들이 있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불황 속에 새로운 성장을 모색하는 엔에이포(NA4), 인이즈(퍼스트잉크), 디디오넷이 바로 이런 기업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업계에서 독자적인 IT기술력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불황의 높은 파고를 헤쳐나가고 있는 ‘작지만 강한’ 기업이라는 점이다.

◆ 엔에이포 : 자체 기술력 인정…국내 유수 대기업에 솔루션 제공

엔에이포(www.na4.com)는 2004년 10월 설립 이후 이제 막 5년째에 접어든 IT벤처기업이다. 전 직원이라야 12명에 불과하지만 기술력만큼은 인정받고 있다.

이 회사가 보유한 기술은 멀티미디어 편집 솔루션. 동영상 및 이미지를 사용자가 몇 번의 조작만으로 쉽게 편집할 수 있게 하는 솔루션 nPaint, Flaon을 시장에 내놓아 호평을 받았다.

현재 이 솔루션은 싸이월드, 파란 등 대형 포털사이트를 비롯해 이동통신사 SKT, KTF, 대형 오픈마켓 11번가, G마켓에 납품됐으며, 각종 블로그·까페와 같은 SNS 커뮤니티, 동영상 및 이미지 전문 사이트, 쇼핑몰 등 향후 활용분야가 매우 다양하다.

엔에이포는 최근 자사 솔루션 ‘플래온(Flaon)’으로 디지털콘텐츠대상 국무총리상(최우수상)과 VIP Asia Award ‘올해의 제품상’을 수상했으며, 차기 주력사업인 웹 애플리케이션 플랫폼 ‘팩토리온(FactoryON)’으로 KT Venture Award에서 ‘Dreamful Award’를 수상했다.

엔에이포는 한국 IT업계가 MS기반으로 모든 솔루션을 만들 때 사업 초기부터 세계시장 진출을 고려해 철저히 웹표준 기반으로 개발했다.

처음에는 이것이 불리하게 작용하기도 했지만 웹표준화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지금의 높은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기술개발뿐만 아니라, 디자이너 출신인 강송규 대표를 중심으로 최대한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사용자환경(User Interface) 개발에 심혈을 기울인 점도 솔루션의 상품성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엔에이포는 최근의 경기불황 속에서도 2009년을 세계시장 진출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플래온(Flaon)’을 비롯한 관련 솔루션으로 편집(Editing) 분야 세계 1위 기업을 목표로 내걸고 미국시장 진출을 선언한 상황이다. 또한 2009년 상반기 내에 플랫폼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오픈소스 기반의 웹 애플리케이션 플랫폼 ‘팩토리온(FactoryON)’을 통해 많은 애플리케이션 제작자들과 함께 다양한 온라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엔에이포 강송규 대표는 “IT업계가 최근 불황으로 직격탄을 맞은 것은 틀림 없지만, 이럴 때를 대비해 우리는 기술개발에 더욱 더 몰두했고 그 결과 시장에서 인정 받아 불황기에 오히려 공격적인 마케팅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인이즈(퍼스트잉크) : 잉크관련 특허 다수 확보, 해외박람회서 호평

리필(재생)잉크 솔루션 전문기업 인이즈(퍼스트잉크, www.firstink.co.kr) 역시 2004년 설립된 직원 18명의 작은 벤처기업이다.

퍼스트잉크는 회사 설립 이후 기술개발과 해외 수출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이 회사가 최근 출시한 무한잉크공급기 아이리스(IRIS)는 해외에서 ‘무한잉크의 아이팟’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수출되고 있다.

해외마케팅 인력도 충분치 않은 이 회사가 수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회사 설립 초기부터 현재까지 매년 꾸준히 해외박람회에 참가, 제품을 알렸기 때문이다.

퍼스트잉크는 2007년 8월 한국소비자원(현재 한국소비자보호원)에 의뢰해 객관적인 품질 테스트를 한 결과 프린터 제조업체에서 생산하고 있는 잉크와 동등 수준이라는 인증을 받았다.

또한 LCD화면을 통해 잉크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소리를 내 알려주는 기능을 가진 무한잉크공급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공급기 단가가 경쟁사에 비해 높지만, 리필잉크를 안정적으로 믿고 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소비자들 사이에서 매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정지원 대표는 “많은 벤처기업들이 회사가 어느 정도 성장한 후에 수출을 한다는 전략을 세우지만, 기술력에 자신감만 있다면 전시회 참가를 통한 지속적인 해외 바이어 발굴도 도전해 볼 만 하다”고 말했다.

◇ 디디오넷 : 독자 기술로 IP기반 사내방송시스템 구축…틈새시장 공략

디디오넷(www.dideonet.com)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HD급 사내방송 시스템을 구축한 IT업계 중견기업으로 2001년 설립됐다.

이 회사는 통신사 빅3가 석권한 IPTV 시장에서 발 빠르게 IP기반 사내방송이라는 틈새시장으로 진출하는 실리를 택했다.

자체 개발한 H.264 코덱(동영상을 압축, 재생하는 프로그램) 기술을 기반으로 팝업형 송출 서비스, 직책이나 그룹단위 타겟 발송이 가능한 레벨 비디오(Level Video) 서비스 등 기업별 특성에 맞춰 특화된 사내방송 서비스를 보급해 좋은 실적을 거뒀다.

현재 메리츠화재, 삼성중공업, CJ, GS, 롯데홈쇼핑, EBSi, 온게임넷 등에 멀티미디어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2007년부터는 국내에 인터넷 라이브방송국 씨박스(www.seebox.com)를 개설한 데 이어 이를 통한 ‘아시아 멀티미디어 허브’ 사업에도 나섰다.

이 회사는 2006년 이미 일본 IT업체와 합작해 자사 미디어 서버인 씨미디어(SeeMedia)와 씨박스 비즈니스 모델을 제공, 해외에서만 해마다 20~30억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는 등 그 가능성을 검증 받은 바 있다.

올해는 SK브로드밴드와 콘텐츠 제공 계약을 체결하고 SK브로드앤TV(구 하나TV)에 자사 방송 프로그램 공급에 나서 웹비즈니스를 기반으로 라이브방송 기술력과 IPTV를 연계하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