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핫이슈]반도체·디스플레이 `생존게임`- 설비투자, 얼마나 할까

 새해 반도체·LCD패널 업계는 설비 투자에 신중한 자세를 보일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장치 산업 특성상 설비 투자를 적기 진행하지 못하면 후발주자에 뒤지게 마련이지만 현재 반도체·LCD 패널 기업의 설비 능력이 공급을 초과하는만큼 반도체·LCD 등 국내 기업은 선두자리를 유지하는 선에서 설비 투자를 신중히 진행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조원 이하를 반도체에 투입했다. 삼성전자는 새해 선두 경쟁력을 유지하는 선에서 투자 규모를 결정하기로 했으나 아직 정확한 규모를 확정짓지 못했다. 하이닉스도 새해 1조원대를 투자하지만 설비투자보다는 연구개발(R&D) 투자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미국 마이크론도 새해 설비투자를 6억5000만∼7억달러 규모로 축소 투자하기로 하는 등 미국을 비롯한 대만·일본 반도체 기업은 투자를 축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LCD 패널 업체들의 올해 설비 투자도 위축세를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들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전 세계 LCD 패널 업체의 양산 능력은 전년 대비 무려 40% 가까이 급증했다. 삼성전자가 8세대 신규 라인을 가동한 것을 비롯, 대만의 CMO도 6세대 라인 양산에 들어간 결과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시장이 갑자기 냉각되면서 모든 LCD 패널업체들이 감산에 착수했고, 적어도 올 상반기까지는 현재 보유한 라인의 정상 가동률도 회복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대만 패널업체를 시작으로 이미 발주한 라인 투자분도 줄줄이 늦추는 추세다. CMO가 8세대 투자 시기를 미룬 데 이어 삼성전자도 8-2라인 투자를 상당 기간 지연시켰다. 기발주 물량도 연기하는 마당에 10·11세대 등 차세대 라인 투자 일정은 요원한 것이 사실이다. LCD 패널 시황의 수요·공급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올 하반기 전 세계 경기가 본격 회복 국면에 접어들 수 있는지가 패널 업체들의 설비 투자 재개 여부를 판가름할 전망이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