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유럽 현지 연구소인 KIST 유럽연구소를 활용해 유럽연합(EU)과 개방형 협력연구가 추진된다. 이를 위해 독일 현지 석학을 연구담당 소장으로 초빙해 실질적인 연구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금동화)은 올해 신규사업인 ‘자 브리지(Saar bridge)’ 연구 프로그램을 통해 노령화 사회에 대비한 의료복지, 나노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R&D 협력사업을 추진한다고 5일 밝혔다. ‘자 브리지’ 프로그램은 21세기형 고부가가치산업인 의료기기 및 나노기술 분야에서 유럽 선진국이 보유한 핵심기술을 조기에 확보하고, 국내 기업·대학·출연연의 EU 진출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연구형태는 EU 및 국내 연구기관이 공동 참여하는 개방적 현지 R&D 형태로 추진한다. 현지 연구진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KIST 유럽연구소는 독일 출신 석학을 ‘연구담당 소장(Director)’으로 초빙한다. 현재 연구책임자 후보는 우선 협상대상자인 헤이코 O.제이콥스 박사(미국 미네소타대)와 카스텐 쾨니히 박사(독일 예나 대학) 2명으로 압축됐다. 제이콥스 박사는 독일 출신으로 사이언스 논문 2편을 포함해 45편 이상의 연구성과를 발표한 바 있다. 소장 선임은 이르면 1분기 중 이뤄질 전망이다.
연구분야는 ‘레이저를 이용한 첨단의료기기 개발’과 ‘약물전달 시스템(바이오 마이크로 셀 프로세스) 개발’이다. 레이저 이용 첨단의료기기 분야에는 KIST·서울대·잘란트대·독일 프라운호퍼 바이오메디컬 기술 연구소(IBMT) 등이 참여해 광학적 의료진단 기술과 치료 시스템을 개발한다. 약물전달 시스템 분야는 세포배양·실험인자 및 약물투입·세포관찰·분석을 하나로 통합한 마이크로 플랫폼 개발이 목표다.
이 사업은 올해부터 2013년까지 총 150억원을 들여 진행하며, 첫해 예산으로 약 21억원을 책정했다. 독일 잘란트 주정부가 2011년까지 총 50만 유로를 지원하며, 이와 별도로 EU 집행부 차원의 지원도 추진하고 있다.
이창선 KIST 국제협력팀장은 “KIST 유럽연구소가 있지만, 유럽과 현지 네트워킹이 약하다는 평가가 있었다”면서 “유럽 현지의 연구분야 거물을 데려와 공동연구를 활발히 하고, 이를 통해 KIST 유럽연구소를 2015년까지 프라운호퍼 연구소 수준으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