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대규모 감원을 발표한 소니가 다음 달 초 일본의 일부 공장 폐쇄와 주요 사업 부문 포기를 포함한 추가 구조조정안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5일(현지시각) 더타임스는 소니가 오랜 기간 영위해 온 주요 사업을 정리하고 국내 공장을 폐쇄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한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조정안은 미국 CES가 끝날 즈음 윤곽이 드러나 다음 달 초 공개될 예정이다. 그러나 소니의 대변인은 “현재 추가적인 구조조정 방법을 발표할 계획이 없다”며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어떤 사업 부문이 구조조정의 칼을 맞을지, 조정 부서와 규모는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태다. 다만 TV와 게임기·MP3플레이어 등 경쟁사에 뒤지는 하드웨어와 콘텐츠사업 중에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소니는 과거 평판TV인 ‘브라비아’의 만성 적자에 시달려온 가운데 최근 금융 위기에 엔화 강세까지 겹쳐 매출 하락·재고 증가 등 위기를 맞고 있다.
가장 큰 평판TV 시장인 미국에서 소니는 2006년 삼성전자에 1위 자리를 내준 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점유율이 14.8%에 그쳤다. 같은 기간 26.7%로 1위를 지킨 삼성에 크게 밀리며 고전했다. 플레이스테이션3 등 게임기사업은 닌텐도에, MP3플레이어사업은 애플의 아이팟에 치여 순조롭지 않았다.
더타임스는 다바타 교와 크레디트스위스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소니가 콘텐츠사업에서 돈을 버는 구조로 빠르게 바뀌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소니가 구조조정에 성공하려면 하워드 스트링어 CEO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하워드 스트링어는 2005년 일본인이 아닌 소니의 첫 최고 사령탑으로 영입된 이래 끈질기게 개혁 의지를 비쳐왔다. 하지만 측근에 따르면 그는 일본 기업의 보수적인 조직문화와 내부 의견 충돌로 좌절의 시간을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바타 교와 연구원은 “소니는 경쟁력을 기르기 위해 하워드 스트링어 CEO를 중심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애플·닌텐도 같은 경쟁자와의 격차를 줄일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니는 지난해 12월 단기적인 비용 절감을 위해 1만6000개의 일자리를 줄이고 비핵심사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더 혁신적이고 장기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해왔다.
차윤주기자 cha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