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살아남는 것이 희망인 기업들

[기자수첩]살아남는 것이 희망인 기업들

 새해를 맞아 소프트웨어(SW) 기업들에 새해 소망을 물었다. 돌아온 대답이 살아남는 것이었다. 얼마 전 만났던 중소기업 사장은 단 몇 달 만에 잔주름이 눈에 띄게 많아지고 흰머리도 늘었다.

 어느 분야인들 다를까. 첨단이라는 이름을 걸친 SW 분야는 유독 경기 영향을 많이 탔다. 그래도 그들은 웃었다. 살아남으면 행복하다는 답을 하면서.

 살아남는 것이 소망인 기업들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의외로 명쾌했다. 기본으로 돌아가겠다는 것. 창업을 했을 때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이었고, 사람도 부족하고 자금도 없고 오로지 희망으로 버티던 그날들을 생각하면서 이 힘든 시기를 이겨내겠다는 뜻이었다.

 몇몇 기업의 새해 목표기도 했다. 직원들에게는 아주 사소하게 출근시간부터 잘 지켜줄 것을 바라기도 했다. 새해 목표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상식적인 것이기는 하지만 그만큼 기본은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그들의 의연한 모습이 감탄스럽단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러한 기업인들의 다짐이 또 다른 희망을 불러올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산업의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는 느낌이다.

 기본으로 돌아가는 기업들은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데 급급하기보다는 기존 고객과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하는 데 더욱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고객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 기업들이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새롭게 개척하려고 하는 분야도 어떤 경기 여파에도 굳건할 수 있는 ‘기본적인’ 분야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부도 다르지 않다. 올해부터 정부는 SW 구매 관행 등 산업 구조를 바로잡는 데에서 더욱 범위를 확대해 SW를 중요 인프라가 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SW를 기본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2009년은 그 어느 해보다 어려운 한 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자세로 보면 희망만큼은 더욱 크고 웅대하지 않을까.

정보미디어부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