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국제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나노물질 안전성 측정 분야를 선점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나선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김명수)은 올해 신규사업으로 ‘나노물질 안전성 측정기술 개발’ 과제를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이 과제는 나노기술 발전 및 실용화에 따라 국제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나노물질 유해성을 규명하기 위한 것이다. 나노물질에 대한 유해성 정도가 밝혀지면 삶의 질 향상과 함께 나노물질 산업화 장애요인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나노관련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화장품, 세탁기 등 일상 생활에도 나노물질 사용이 늘고 있다. 아직까지는 나노물질이 인체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하게 연구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과학기술계에서는 나노물질으로 인한 유해성이 당장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인체와 환경에 축적될 경우 심각한 피해를 유발할 수 있어 서둘러 나노물질 사용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과거 석면이 처음 사용될 때도 신소재로 각광받았으나, 100여년이 지난 후 폐질환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표준연은 나노물질 ‘측정기술’과 ‘추적물질’을 개발하기 위해 올해 20억원을 배정했다. 앞으로 기술개발이 완료될 때까지 지속과제로 추진한다.
박현민 표준연 나노소재측정센터 박사는 “지금까지 나노물질 관련 연구는 실험용 쥐 등에 나노물질을 투입하고, 투입량과 투입시간에 따른 변화를 관찰하는 방식이었다”면서 “그러나 나노물질 자체에 대한 측정이 표준화되지 않아 같은 실험에 대해 상이한 결과가 나오는 등 연구결과의 신뢰도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표준연은 나노물질의 크기, 물리·화학적 특성 등을 정확히 측정해 인증표준물질(CRM)을 개발할 계획이다. 나노바이오 이미징 기술을 이용해 몸속에 들어간 나노물질이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시간 추적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한다.
박현민 박사는 “지난해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나노바이오 이미징기술을 이용해 나노물질의 이동·저장·배설을 연구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면서 “현재 세계적으로 2∼3개 그룹이 관련연구를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기술수준이 앞서 있어 관련 분야 연구를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