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업계가 설을 앞두고 때아닌 ‘사은품 전쟁’을 벌이고 있다.
경기 불황 여파로 실속·생계형 사은품이 인기를 모으면서 일부 고객에게는 고가의 경품을 주는 대신, 모든 구매 고객에게는 생필품을 제공해 설 대목을 기반으로 불황을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홈쇼핑 업체들이 일제히 사은행사에 돌입하면서 각사 마케팅 담당자들은 사은품 ‘차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 12월 GS홈쇼핑에서 진행한 ‘모든 고객에게 1인당 라면 1박스’ 사은행사는 대박이 났다. 하루 매출이 100억원을 넘어서며 지난해 최고 기록을 세웠다.
CJ홈쇼핑도 오는 10일 하루 동안 홈쇼핑 상품을 구입한 모든 고객에게 신라면 20개들이 1박스를 사은품으로 제공한다. 현대홈쇼핑도 11일 ‘파워풀 원데이 쇼핑찬스’ 행사를 열고 당일 구매 금액에 상관없이 모든 고객에게 삼양라면 1상자(20개입)씩을 무료로 증정한다.
이처럼 홈쇼핑업계가 라면 경품전쟁을 벌이는 이유는 라면이 한끼 식사로 손색이 없고, 누구나 좋아하는 대중 제품이라는 측면에서 고객을 끌어 모으는데 최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홈쇼핑업체들이 일제히 ‘라면 경품전쟁’을 벌이고 있어 차별화 포인트를 잡기가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업계는 경쟁사와의 생계형 경품 차별화를 위해 다소 높은 단가를 지급하더라도 고객 선호도가 높은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CJ홈쇼핑은 오는 17일 모든 구매고객에게 뽀삐 화장지 12롤을 경품으로 제공하는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라면에 이어 누구나 필요로 하는 대표적인 상품인 화장지를 사은품으로 택한 것이다. 회사 측은 주부 고객 평가단 30명에게 설문조사를 진행해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화장지를 선정했다.
GS홈쇼핑도 9일 사은품으로 설 명절에 전을 부치는데 필요한 식용유세트를 준비했으며 현대홈쇼핑은 20일까지 구매 금액의 10%를 적립금으로 돌려주는 행사를 진행한다.
길영배 CJ홈쇼핑 편성전략팀장은 “설을 앞두고 위축된 소비심리를 살리기 위해 모든 홈쇼핑 업체들이 대대적인 마케팅에 뛰어들었다”며 “사은품으로 제공하는 상품 역시 홍보 효과가 있어, 식품 및 생활용품 제조업체들이 자사 제품을 사은품으로 구매하라는 제안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