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이 관건이지만 시장이 생각한대로만 움직여준다면 매출 2000억원에 도전할 겁니다.”
올해로 창업 10주년을 맞은 엠텍비젼. 이젠 한국을 대표하는 팹리스 반도체기업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과거 주변에 많은 기업들이 쓰러지고 사라질 때, 과연 저회사도 오래갈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을 갖게 했다. 하지만 엠텍비젼은 꿋꿋하게 자기의 길만 걸어왔다. 이런 엠텍비젼이 2009년 또다른 역사를 쓸려고 한다. 역대 한국 팹리스 최고매출액(코아로직이 2006년 달성한 1902억원)을 돌파하는 것이다.
이성민 엠텍비젼 사장(46)은 주력제품인 휴대폰용 멀티미디어·카메라 프로세서가 올해 힘을 낼 것이라고 굳은 믿음을 나타냈다. 전세계 휴대폰 물량은 줄지만 엠텍비젼이 공략하는 고화소폰은 오히려 성장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지난해 8000만개 정도 칩을 팔았는데, 올해는 수량 늘리기보다는 퀄리티 중심 전략으로 접근할 것”이라면서 고부가가치 제품에 무게를 실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엠텍비젼의 제품을 자동차에 비유하면서 “그랜저, 에쿠스를 만들어 티코 시장에 팔 것”이라고 했다. 일반적인 경우 500만화소 제품을 만든후 800만·1200만화소 제품을 차례로 만들지만, 엠텍비젼은 거꾸로 간다는 전략이다. 이렇게 해야 가격을 제대로 받을 수 있고, 불경기에도 성장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사장은 “휴대폰 제조사들을 고객으로 확보하는 것은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올해는 중소 휴대폰제조사와 자동차 등 신규고객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엠텍비젼이 휴대폰용 제품으로 일어섰지만, 올해는 미래를 위한 준비에도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다양한 제품을 확보해 더 큰 도약을 위해서다. 이 사장은 “올해까진 휴대폰 중심으로 승부할 것이지만, 향후에는 다른 분야 제품도 내놓으면서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휴대폰용 반도체의 꽃이라 불리는 GSM 베이스밴드 자체 제품과 자동차용 반도체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시장에 공급한 AM OLED 화질보정칩과 1200만화소 멀티미디어·카메라 프로세서 역시 꾸준히 공을 들이는 제품이다. 이 사장은 “고객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도 출혈경쟁을 피하는 고급제품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전략을 소개했다.
설성인기자 siseol@etnews.co.kr 사진=정동수기자 ds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