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성모병원과 서울성모병원 ‘와이브로+음성’ 프로젝트는 ‘진정한 와이브로’의 파괴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첫 사례다. 특히 유무선통합 시장을 이끌어야 할 ‘합병 KT’의 전략 수립에 많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와이브로+음성’이 인터넷전화(VoIP) 등 IP의 득세로 위축된 KT의 기업시장 지배력을 회복시켜 줄 핵심 전력이 될지, 제 살을 깍아먹는 부메랑이 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일단 기업 시장의 파괴력은 긍정적으로 전망된다. KT가 이번에 시스템 구축을 완료한 음성+와이브로 구축사업은 가톨릭중앙의료원(CMC) 전산통합프로젝트인 ‘CMC-nU’의 일환으로 지난해 7월부터 시작했다.
1단계로 5000여명이 근무하는 일명 ‘505번지’의 서울 서초구 강남성모병원과 새로 개원하는 서울성모병원이 대상이다.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1년여 내에 여의도 성모병원을 비롯해 의정부성모·성가·성바오로·인천성모·성빈센트·대전성모병원 등 CMC 산하의 8개 병원과 관련기관 등 약 3만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5000명은 부산광역시가 추진했던 VoIP 전환 규모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KT가 단일 구축사례로 삼기에 충분히 가치있는 모집단 수준이다.
이번 와이브로 시스템 구축에 앞서 성모병원 측은 병원 내 모든 인프라를 IP기반으로 전환했다. 기본 일반전화용 TDM교환기도 모두 IP교환기로 교체했다. 병원내 모든 통신망을 와이브로로 통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인 성모병원은 모든 음성통화는 물론 인터넷을 이용한 모든 병원 내 서비스 기반을 무선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진정한 u병원의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아직 본격적인 운영을 지켜보지는 않았지만, 음성을 가미한 와이브로가 기업 시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 측면은 매우 크다. 특히 KT의 경우 대규모 추가 투자없이 수도권 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1차 공략이 가능하다.
아직 성모병원의 사례는 휴대폰과 와이브로 요금이 각각 부과되기 때문에 사용자의 통신비용 지출이 만만치 않지만, 이 문제는 ‘010’ 음성서비스가 시작되는 연말께면 KT의 전략적 판단에 의해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
물론 그동안 꾸준히 제기된 기존 매출 감소 등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통신의 무게 중심이 IP기반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은 숙고해 볼 대목이다.
올해 말로 예정된 와이브로 음성서비스는 물론 향후 유무선통합 시장을 주도할 ‘합병 KT’의 밑그림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양한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KT가 ‘음성+와이브로’를 최선의 방어를 위한 공격용 무기로 활용할지 시선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