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장비업계 "우리 특허는 스스로 지킨다"

  #컴퓨터 냉각장치 회사로 유명한 잘만테크(대표 이영필)는 지난해 7월 중국 PC냉각장치 회사를 상대로 한 특허·디자인 침해금지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외국회사가 중국 현지업체를 상대로 한 법률분쟁에서 승소한 것은 이례적이었지만, 지속적인 노력과 관심 끝에 얻은 결과물이다.

 

#지난해부터 스마트폰 등에 활발히 채택되고 있는 광마우스 기반 입력장치. 원천기술은 한국 회사인 크루셜텍(대표 안건준)이 가지고 있다. 크루셜텍이 보유한 국내외 특허 출원 및 등록건수만 180여건. 하지만 기술의 인기만큼이나 국내외에서 특허침해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크루셜텍은 앞으로 일어날 특허분쟁 준비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부품장비업체들이 국내외에서 일어나는 특허침해 움직임에 대처하기 위해 준비에 나섰다.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면서 자신의 권리를 되찾는 것은 물론이고 선제공격으로 경쟁사를 위협하겠다는 전략이다. 서울반도체나 파이컴 등이 외국 회사들과의 연이은 특허 싸움으로 시달린 것에 비하면 사뭇 대조적이다.

인터디지털과 같은 특허만을 사들여 소송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 등장하고, 자칫 이들의 교묘한 수법의 소송에 휘말릴 경우 생산차질은 물론 경영상의 낭비요소가 발생하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설사 승소하더라도 시간과 노력이 소비되는 만큼 소송을 당하는 당하는 기업으로서는 결코 남는 게 없다. 따라서 사전에 특허 법률분쟁 소지를 없애는데에서 더 나아가 자사 기술의 특허침해에 대한 대책을 미리 세워 안전한 경영을 위한 준비가 활발하다.

크루셜텍은 지난 2006년 광조이스틱(Optical Joystick)을 상용화했으며, 지난해부터 글로벌 휴대폰제조사에 잇따라 공급했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임에도 불구, 순수 연구개발비로만 100억원 이상을 투입하면서 수년간 노력해왔다. 이 회사가 주목받는 것은 기술개발에만 집중한 것이 아니라 4년 전부터 특허경영에도 관심을 기울이면서 미래에 일어날 법적분쟁에 대비해온 것이다.

현재 8명의 특허전담인력을 배치하고, 국내 로펌·특허법인과 협력중이다. 배재훈 크루셜텍 이사는 “최근 유사·미투 제품이 등장하는 등 크루셜텍 기술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다수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만큼 강력히 대처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고영테크놀러지(대표 고광일) 역시 최근 일본 경쟁사가 자국내에서 판매하는 장비에 자사의 특허를 사용해 적절한 대응을 모색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세계표면실장기술전자전에서 최고 신제품상인 ‘글로벌 테크놀로지 어워드’를 수상하는 등 3차원 SPI(솔더페이스트 검사) 장비 1인자다. 고광일 고영테크놀러지 사장은 “대기업 특허팀 출신 전문인력을 영입하는 등 특허보호에 신경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잘만테크는 지난해 중국회사를 상대로 승소한 결과를 가지고 짝퉁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그래픽카드업체에 특허침해 경고장·안내문을 보내고 설득작업을 펼치고 있다. 잘만테크는 이영필 사장이 대표로 재직중인 특허법인 리앤목의 컨설팅을 받으면서, 향후에도 긴밀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설성인기자 siseo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