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 도입, 국가 과기경쟁력 향상 계기로"

"슈퍼컴 도입, 국가 과기경쟁력 향상 계기로"

 “학생이 좋은 PC를 가졌다고 무조건 공부를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다 효율적인 학습으로 성적을 높일 수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기상청의 신형 슈퍼컴퓨터 도입도 마찬가지 맥락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해 9월 기상청 첫 여성국장으로 승진 임용돼 주목받았던 조주영 수치모델관리관(51)이 기상청 슈퍼컴 3호기 도입을 진두지휘하는 중책을 맡았다.

 기상청 첫 여성 공보담당, 여성 예보관에 이어 여성 국장까지 ‘여성’이라는 불필요한 꼬리표가 달릴 때마다 특유의 적극성과 세밀함으로 꼬리표를 떼 온 조 관리관이지만 이번 슈퍼컴 사업은 결코 만만치 않아 보인다.

 도입 예산만 550억원에 달하는데다 기상예보가 빗나갈 때마다 도마 위에 오르는 슈퍼컴을 새로 바꾸는 사업이기에 부담감이 크다. 지난 2호기 도입 이후 5년 만에 말 그대로 ‘구형’ 시스템을 교체하는 것이고, 기존 시스템 대비 성능이 10배로 향상된 시스템을 5년 전과 비슷한 예산으로 도입함에도 불구하고 여러모로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조 관리관은 슈퍼컴 도입은 우리나라의 예보역량을 높이는 동시에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사업의 당위성과 성공적인 도입을 확신했다.

 그는 “의사가 환자를 청진기로 진찰하는 것과 CT, MRI로 진찰하는 것에 큰 차이가 있는 것처럼 기상예보 역시 어떤 수준의 시스템을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새로운 슈퍼컴과 역시 새롭게 도입하는 수치운영모델이 결합되는 2012년께 우리의 예보역량이 현재 세계 9위에서 6위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관리관은 굴지의 글로벌IT기업이 다수 참여하는 입찰인만큼 사업자 선정의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에도 힘쓸 방침이다. 이미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사업자 선정위원회가 운영되고 있고, 오는 4월까지 1, 2단계로 나눠 엄정한 평가가 이뤄질 예정이다.

 조 관리관이 내건 사업자 선정 원칙은 ‘최저가’가 아닌 ‘예산 내에서 최고 성능 구현’이다. “예산절감에만 매달리다가 정작 중요한 성능을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그는 설명했다.

 조 관리관은 “기상청 슈퍼컴사업은 기상예보에 대한 국민의 기대수준을 만족시키는 동시에 슈퍼컴 인프라 개선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사업이기도 하다”며 “담당 직원과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도입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