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가 올해 반도체 설비에 지난해 2조4000억원의 절반을 밑도는 1조원을 투자한다. 또 매각을 추진 중인 미국 유진공장의 장비를 아시아 지역 기업에 매각하기로 하고 협상을 추진 중이다.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은 12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러한 자구노력을 거쳐 확보할 1조원과 채권단 지원금 8240억원을 합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지난해 3분기 말엔 올해 투자 규모를 1조∼2조원으로 예측했으나 (시황 회복 지연으로) 올해 1조원에 가깝게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해 기업 경영에 지장이 없도록 하기 위해 주주협의회와 적극 대응하겠다”며 “시황 악화와 지속, 시황 회복의 3가지 경영시나리오를 짠 상황에서 융통성 있게 기술력 우위에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닉스는 R&D 비중을 전체 매출의 10% 이상으로 계속 유지하는 선에서 54나노 D램 기술의 마이그레이션과 41나노 낸드 등 설비에 투자를 진행, D램 시장에서 기존 리더십을 계속 유지하고 낸드 시장에서 기술 리더십을 확보, 사업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기술 이전 협력 기업인 대만 프로모스가 대만 파워칩·난야 등 기업과 통합이 추진되더라도 그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프로모스가 생산하는 하이닉스 물량은 전체 5% 이하로 미흡하다”며 “기술협력을 지속하면 좋겠지만 대만 M&A는 하이닉스 글로벌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