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서비스 업체들이 스포츠, 의료 등 진입장벽이 높은 전문 정보화 시장 선점을 위한 특화경쟁에 돌입했다.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해온 공공·금융 정보화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한 반면 전문 산업분야의 정보화 수요는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특히 공공·금융시장에서 메이저 업체에 열세를 보여온 중견 IT서비스업체들이 전문분야에서는 오히려 시장을 선도하는 양상이다.
국내 최초로 ‘스포츠 시스템통합(SI)’ 시장을 개척해온 쌍용정보통신(대표 송완용)은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등 스포츠 행사 시스템 통합 프로젝트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올해부터 대회관리시스템, 경기관리시스템 등 스포츠 솔루션을 분야별 패키지로 판매키로 하고 해외 영업조직을 강화 중이다.
이 회사는 2002 한일 월드컵, 2006 도하 아시안게임 등 수백억원 규모의 국제 스포츠 행사 정보화 프로젝트를 석권하며 ‘스포츠 SI’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이지케어텍(대표 이철희)은 작년 말 경상대학교병원, 서울시립보라매병원에 이어 이달 초 서울의료원 의료정보시스템 사업자로 선정되며 대형병원 의료정보화 프로젝트를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1000억원대로 예상되는 올해 국내 의료정보화시장의 40% 안팎을 점유할 방침이다.
특화시장 공략을 위해 해외업체와 제휴를 맺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코오롱베니트(대표 조영천)는 작년 일본 상하수도 운영 전문업체 니혼헬스와 제휴를 맺고 수자원 관리시스템 등 ‘수자원 정보화’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수자원관리시스템은 물론 산업폐기물관리와 같은 환경IT 시장도 선점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신세계I&C·CJ시스템즈는 그룹 유통계열사의 도움을 받아 물류 분야에서, 동양시스템즈는 금융 분야에서 전문 IT서비스 업체로 도약 중이다.
백승원 이지케어텍 부사장은 “의료와 같은 특수 산업분야는 비교적 일반화된 공공 정보화와는 달리 산업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하면 IT 기술력만 갖고 진출하기는 힘든 일종의 진입장벽이 있다”며 “지금까지 정보화하면 공공이나 금융분야에서 선도적으로 진행됐지만, 이제 눈을 뜨기 시작한 전문 분야도 그 이상의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