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상반기 승부수를 믿어보자](https://img.etnews.com/photonews/0901/090114093759_737318969_b.jpg)
‘절도봉주(絶渡逢舟).’
최근 사석에서 새해 희망 사자성어를 물은 기자에게 조환익 KOTRA 사장은 이같이 답했다. ‘건너갈 길이 끊어진 곳에서 배를 만난다’는 뜻으로 청나라 소설 ‘야수폭언(야생의 노인이 폭로한 말)’에 나온 말이다. 조 사장은 “절망적인 상황에도 길은 있다”며 “KOTRA가 ‘배’가 돼 한국 경제를 절망에서 구하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최근 KOTRA의 행보가 튄다. 올해 수출 5000억달러를 달성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최근 각종 경제연구기관이 성장률 하향 조정과 함께 수출 전망치를 낮추지만 KOTRA는 요지부동이다. 작년 수출액이 4224억달러(잠정치)임을 감안하면 대략 18%의 수출 증가율을 기록해야 달성이 가능하다. 이는 한국은행(1.3%), KDI(5.0%), 삼성경제연구소(5.4%), 한국경제연구원(0.8%) 등의 전망치와 괴리가 너무 크다.
글로벌 경기 상황을 감안하면 수출진흥기관장으로서 조 사장의 단순한 희망치가 아니냐고 비판할 수 있다. 그러나 “바이어들의 주문이 조금씩 나올 것”이라는 그의 말을 듣으면, 무조건 비관적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희망’ ‘꿈’ ‘가능성’ ‘자신감’처럼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것을 얘기하는 것이다.
기업은 보수·안정 경영에만 집착한다. 최근 공무원 사회에 ‘접시를 깬 사람은 용서하겠지만 접시에 먼지가 낀 사람은 용서하지 않겠다’는 말이 회자된다. 정책자금 등의 정책 집행 시 좀 더 과감해지자는 취지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에 승부수를 던졌다. 정책자금의 70%를 상반기에 집행하겠다고 한다. 기회는 상반기밖에 없어 보인다. ‘하반기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어쩌려고 하느냐’는 걱정보다 ‘상반기 정부 지원 수혜를 누려보자’고 결심해야 할 때다.
김준배·경제교육부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