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강국, 출연연이 뛴다](1)KIST, 테라그노시스 원천기술 개발

[과기강국, 출연연이 뛴다](1)KIST, 테라그노시스 원천기술 개발

우리나라는 과학기술 경쟁력 부문 10위권에 드는 강국이다. 과학기술 강국이 되는데 정부 출연연구기관이 큰 몫을 차지했음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민간 기술이 부족하거나, 많은 초기투자가 필요한 분야 등 꼭 필요하지만 쉽게 할 수 없는 분야를 앞장서 연구해왔다. 출연연이 수행할 핵심연구분야를 소개함으로써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미래를 조망해본다. <편집자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금동화)은 분자영상과 나노의학 기술을 융합한 ‘테라그노시스(Theragnosis)’ 기술 개발을 통해 바이오융합시장 선점에 나선다. 21세기를 이끌 10대 기술중 하나다.

 테라그노시스란 치료(법)을 뜻하는 ‘Therapy’와 진단(법)을 뜻하는 ‘Diagnosis’를 합친 말로, 질병을 조기진단하고 치료를 동시에 수행하는 신개념 진단·치료 기술을 말한다. 분자영상과 나노의학 기술을 통해 몸 속의 효소, 바이오마커(질병의 발생·진행과 연관되는 중요한 지표), 유전자 등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관찰함으로써 질병의 유무와 진행상태를 판단한다. 생체 변화에 따른 맞춤 치료도 동시에 가능한 기술이다.

테라그노시스 기반이 되는 분자영상 및 나노의학은 2000년 이후 선진국과 각축을 벌이는 분야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를 융합한 기술인 테라그노시스를 개발했다는 보고는 어디에도 없다.

 질병 진단 및 표적치료 시장은 최근 바이오산업에서 차세대 유망 고부가가치 창출 분야로 꼽힌다. 2010년 질환 진단 시약·기기 시장규모는 150억 달러, 표적지향 항암제 치료제 시장규모는 6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KIST는 세계 최고 수준의 분자영상 원천기술과 약물전달시스템 등 나노의학 부문에서 뛰어난 연구 성과를 확보하고 있다. 현재 다국적 제약회사 및 영상기기 회사와 공동연구 및 기술이전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KIST는 ‘테라그노시스’ 융합원천기술이 구현여부에 따라 향후 20년 이상 난치성 질환의 진단 및 치료 분야를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터뷰-권익찬 KIST 의과학연구센터장

“테라그노시스는 우리나라가 앞선 분야입니다. 미개척 분야라 적극적인 선행투자로 시장을 조기선점해야 합니다.”

권익찬 센터장은 테라그노시스 기술개발은 현재까지의 질병 진단·치료제 시장을 획기적으로 개선함으로써 엄청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CT·MRI 등 기존 의학은 몸 안의 장기구조 등을 통해 이상이 있는지를 판별하는 것이었다면, 테라크노시스는 몸 속에서 어떤 활동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생물학적인 정보를 얻는 것이다. 활동에 대한 수준에 따라 질병 유무를 진단하고, 맞춤형 진료가 가능해진다.

 권 센터장은 “현재는 효소 활동을 관찰할 수 있는 수준인데, 이를 통해 효소와 관련된 질병의 진행상황을 알 수 있다”면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효소 뿐만 아니라 바이오마커, 유전자 등에 테라그노시스를 응용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용어설명 : 분자의학

세포 또는 그 이하 단계의 생물학적 과정을 생체 내에서 영상화하여 그 특성을 규명하고 정량화하는 의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