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차세대시스템, 가동 전부터 혼선

 국내 주식시장 IT인프라의 근간을 이루는 한국증권선물거래소(KRX)가 설 연휴로 예정됐던 차세대시스템 가동 연기를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차세대시스템을 가동하려던 대신·현대증권을 비롯한 각 증권사 IT부서에 비상이 걸렸다.

 14일 KRX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KRX는 새로운 거래소 시스템에 대한 일부 증권사의 준비가 미흡하다는 판단 아래 당초 설 연휴를 이용해 새로운 시스템으로 전환하려던 일정을 3월이나 5월 이후로 연기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KRX는 지난주 각 증권사 IT담당자들과 긴급회의를 가진데 이어 15일 증권사 사장단 회의를 연후 가동 연기 여부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KRX는 차세대시스템의 문제점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시스템 가동을 앞두고 벌어진 테스트에서 일부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각 증권사 IT부서 사이에는 KRX 차세대시스템 연동테스트에서 나타난 데이터 정합성 문제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KRX 측은 “현재로서는 차세대시스템 가동 일정에 대해 정해진 것은 없다”며 “증권업계 의견을 수렴해 최종 방침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KRX가 차세대시스템 가동 연기를 공식적으로 검토함에 따라 증권업계도 혼선을 빚고 있다. 특히 설 연휴를 이용해 차세대시스템을 가동하려던 대신·현대증권은 KRX 프로젝트가 연기되면 자사 시스템 가동 이후 또 한번의 시스템 수정작업을 벌여야 하는 만큼 고민이 크다. 해당 증권사는 일단 KRX의 최종 일정을 확인한 후 대응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KRX는 유가증권·코스닥·선물 등 시장별 시스템 운영에 따른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차세대시스템사업을 벌여왔다. 지난해 하반기 정보계에 해당하는 시장관리시스템을 먼저 가동했으며, 이달 말 매매기능(계정계)을 담당하는 시장시스템 가동을 앞두고 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