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한국 중소기업이 세계시장을 석권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코캄엔지니어링(대표 김흥태)은 지난 99년 국내 최초로 리튬폴리머 전지를 개발하면서 두각을 나타냈지만 2000년대 초반 휴대폰 배터리 시장의 판가하락으로 경영난을 겪기 시작했다.
코캄엔지니어링은 2004년말 생존을 위한 결정을 내린다. 경쟁이 심한 휴대폰 배터리가 아닌 전기차용 대형 2차 배터리사업에 주력키로 한 것이다. 당시 전기차 시장의 상용화 가능성은 멀게 보였다. 어느 기업도 값비싼 리튬배터리를 소재로 순수 전기차용 대형 배터리팩을 만드는데 신경을 쓰지 않았다. 코캄엔지니어링은 대용량 리튬배터리 제조기술을 자력으로 확보해 나갔다.
심지어 대형 리튬배터리 제조장비까지 자체 기술로 국산화했다. 코캄의 앞선 기술력은 전기차 보급에 앞선 선진국에서 먼저 인정을 받았다 휴대폰에 들어가는 배터리셀보다 무려 300배나 오래 가는 240Ah, 무게 4.5kg의 초대용량 리튬배터리를 개발해 유럽의 전기버스 제조사에 납품하기도 했다.
이만한 고성능 배터리는 독일, 일본 회사도 아직 상용화하지 못했다. 현재까지 영국 로터스, 미국 캘리포니아의 테슬라 등 세계 100여개 전기차 제조사에서 코캄의 배터리를 채택했다. 외신에 소개되는 늘씬한 전기차의 상당수가 배터리는 메이드인 코리아를 써왔던 셈이다.
지난 13일 LG화학이 미국 GM에 독점납품키로 계약한 배터리는 하이브리드카 전용이다. 순수 전기차는 보조엔진 없이 전기모터로만 움직이기 때문에 하이브리드카보다 2∼3배 용량이 큰 배터리를 장착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코캄의 리튬이온 배터리팩을 채택할 경우 1회 충전으로 200km 이상 주행하는 세계 최고 성능의 전기차 제작이 가능하다고 평가한다. 코캄은 첨단 나노소재를 채택해 리튬배터리 수명을 13년으로 늘린 신제품을 2분기 부터 양산한다. 미국 GM도 이같은 첨단 배터리 기술에 눈독을 들이고 지난해 코캄과 접촉했지만 결국 대량양산에 유리한 대기업 LG화학을 파트너로 선택했다.
김흥태 코캄엔지니어링 사장은 “한국은 친환경 자동차 배터리분야에서 이미 세계선두에 올랐다. 순수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선점을 위해 글로벌 대기업과 파트너십을 협상 중이다.”라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