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시바가 후지쯔의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사업을 인수한다. 도시바는 노트북PC·PMP 등을 중심으로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되는 소형 HDD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4일 도시바가 이달 안에 최종 합의를 목표로 후지쯔 측과 HDD 사업 인수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시바 측도 “협상 중인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두 회사는 이번 주 안에 재차 협상을 벌여 이른 시일 내에 최종 합의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이달 말 두 회사는 합의사항을 공개하고, 올봄 안에 모든 인수합병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니혼게이자이는 300억∼400억엔(4500억∼6000억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협상은 소형 HDD 분야에서 세계 선두로 부상하려는 도시바와 적자사업으로 전락한 HDD 사업을 매각해 경영합리화를 꾀하려는 후지쯔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급물살을 탔다.
후지쯔 HDD 사업 인수 시 도시바의 소형 HDD 시장 점유율은 두 배가량 높아진 30%대에 달해 20%대에 머문 히타치 등을 비롯해 타 경쟁업체를 가볍게 제칠 수 있게 된다. 도시바에 비해 늦은 2006년 소형 HDD 양산에 들어간 후지쯔는 HDD 분야 만성적자를 해결할 수 없게 되자 지난해 10월 웨스턴디지털과 사업부 매각협상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1만5000여명 직원의 고용승계 및 엔화 상승 현상으로 심화된 가격차 등의 문제로 인해 지난 연말 협상결렬을 선언한 바 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