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동남풍(東南風)은 불어온다. 적벽에서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1년을 기다린 적벽이 드디어 우리를 찾아온다. ‘적벽대전2:최후의 결전’은 지난해 개봉된 ‘적벽대전:거대한 전쟁’의 속편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전편은 개봉 당시 우위썬이란 이름에 걸맞게 주목을 많이 끌었지만 정작 적벽대전은 시작도 하지 않아 낚시질이라는 비아냥을 받았다. 그러나 전편은 이 작품을 보여주기 위한 예고편에 불과했다.
지난 13일 국내에 처음 소개된 적벽대전2는 그동안의 우리 불만을 치기어린 투덜거림으로 만드는 묘한 매력을 가진 작품이다. 이 영화를 보면 우리가 기다린 1년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이 증명된다. 특히, 영화가 그리는 전쟁 장면은 화려하다 못해 유려하다. 전략상의 요충지 ‘적벽’을 차지하기 위한 영웅들의 치열한 명승부전은 수상(水上)과 지상(地上) 그리고 공성전(攻城戰)을 넘나드는 40여분간의 숨막히는 논스톱 액션과 장대한 규모로 완벽히 부활한다. 유비의 책사 제갈량(진청우)은 손권(장전)과의 동맹에 극적으로 성공하고, 손권 휘하의 명장 주유(량 차오웨이)와 함께 조조군을 크게 물리친다. 그리고 불리한 전세를 역전시키기 위해 빈 배로 10만개의 화살을 구해오는 제갈량의 지략과 조조(장펑이) 스스로 최고 장수의 목을 치게 하는 주유의 심리전으로 유비와 손권의 연합군에 승리가 보이는 듯하다.
그러나 조조의 대군을 물리치기 위해 반드시 화공(火攻) 전략을 써야만 하는 유비와 손권 연합군. 하지만 지금은 이들에게 불리한 바람이 불고 있는 상황. 제갈량은 하늘의 기운을 읽고 때를 기다리자고 하는 가운데, 주유의 아내 소교(린즈링)는 조조를 만나기 위해 혼자 적진으로 향한다.
물론 소설에도 그렇듯 영화의 핵심도 단연 적벽대전이다. 우위썬 감독은 할리우드도 인정한 액션의 명장이란 타이틀에 걸맞게 지금까지 스크린에서 볼 수 없던 액션의 모든 것을 총망라한 전쟁액션의 결정판을 선보인다. 특히, 논스톱 액션 장면의 시작인 수상화공전(水上火攻戰)은 조조의 100만 대군과 2000척 함대에 맞서는 주유와 제갈량의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지략과 전술이 빛나는 대목이다. 자신들의 전세에 유리한 동남풍(東南風)을 일으키는 제갈량의 기지와 수천척의 조조 함대를 화염으로 뒤덮는 주유의 화공(火攻) 전략은 상상으로만 그리던 적벽대전의 생생한 현장을 완벽히 재현한다. 또 전편에 이어 한층 강화된 영웅들의 현란한 개인기와 10발의 활을 장전 없이 발사 하는 신무기 ‘연노’, 그리고 쉴 새 없이 몰아붙이는 대규모 지상 육탄전은 시대와 역사를 아우르는 풍성한 볼거리로 보는 이로 하여금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