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딜의 본질은 일자리 창출이며 앞으로 두고두고 경쟁력에 도움이 됐던 분야에 투자한 것이다. 1930년대 대공황 당시 미국이 처음 댐 건설에 나선 것은 당시 댐이 첨단산업이었기 때문이다.”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이 새해 전자신문 ‘디지털 뉴딜’ 좌담회에서 강조한 말이다. 경기 침체 때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공 부문이 투자한 영역을 살펴보면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먼저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이 1930년대 테네시강 유역을 개발하며 만든 다목적댐 ‘후버댐’은 높이와 너비가 200m를 넘어 당시로선 세계 최대 규모였다. 미국은 이를 통해 당시 최첨단 기술로 각광받던 건설 기술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일궈냈다. 특히 후버댐이 생산하는 전력은 인근의 사막 한가운데 ‘라스베이거스’라는 꿈의 도시를 가능하게 했다.
겉으론 대규모 토목공사로 노동인력 일자리를 창출한 것처럼 보이지만 당시로서는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 성격이 강했던 셈이다. 1960년대 이후 미국과 소련이 치열한 투자 경쟁을 벌인 우주개발사업도 대표적인 뉴딜 정책으로 꼽힌다. 최첨단 과학기술의 집약체인 우주 분야에 대대적인 예산을 편성하면서 고급 두뇌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이고 과학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미국은 이와 함께 1970년대 초반까지 통신 인프라 구축, 1980년대는 컴퓨터 시스템, 1990년대 이후는 SW 산업에 정부의 공공 부문 투자를 확대하며 일자리를 창출해왔다. 이들 산업은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하고 GDP를 끌어올렸을 뿐만 아니라 다음 단계 산업의 기술 토대까지 만들었다.
한국은 1971년 경부고속도로 개통이나 1990년대 후반 초고속인터넷망 구축사업이 대표적인 뉴딜 정책으로 꼽힌다. 경부고속도로는 미국의 ‘후버댐’과 비슷한 건설 기술의 비약을, 초고속인터넷망 구축은 한국이 IT강국으로 우뚝 서는 지렛대 역할을 톡톡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