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기술 개발 힘써야 SW산업 발전"

"핵심기술 개발 힘써야 SW산업 발전"

 “국내 소프트웨어(SW) 산업이 발전할 수 없는 건 ‘응용 기술’ 위주의 발전 때문입니다.”

 최근 국내 소프트스위치 입찰을 싹쓸이하며 급성장하고 있는 아크로메이트 이종엄(45) 사장의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을 보는 시각이다. 눈앞의 수익을 위한 기술에 치중하기 때문에 1∼2년 호황 뒤에 스러져 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현대정보기술을 퇴사하고, 창업을 준비하면서도 이 같은 절대 원칙하에 아이템을 조사했다.

 다국적 기업이 참여하기에는 규모가 작고 아직 핵심기술을 개발되지 않은 분야를 찾았다. 그래서 찾은 것이 ‘인터넷전화(VoIP)’ 분야다.

 사업 아이템을 정하고 2000년 창업을 한 뒤 핵심기술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R&D)’에만 매달렸다.

 최소 운영경비를 위한 외주만 수행했다. 완벽한 기술을 만들어내기 위해 설익은 제품을 출시하지 않았다.

 당시 업계에서는 PC방 하다가 VoIP 핵심기술인 ‘소프트스위치(SSW)’를 개발하겠다고 나선 미친(?) 사람이 있다는 풍문이 돌았다. 이 사장이 운영비 마련을 위해 잠시 PC방을 했기 때문에 난 소문이다.

 창업 이후 7년간 R&D에만 매달려 스택(H.323, SIP)부터 SSW까지 VoIP 기반 원천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처음 제품을 세상에 내놓았는데, 국내 개발제품이라고 평가도 하기전에 의심부터 하더군요. 편견을 깨고 제품 테스트를 받고 공급하는데 R&D 못지 않은 벽을 넘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 어려운 과정을 거쳐 KT, LG데이콤, 드림라인 등 통신사업자는 물론 CJ그룹 등 중소기업에 공급했다. KT와 함께 파라과이, 르완다 등의 해외사업에도 참여했다.

 시장에 첫선을 보인 2007년 30억원을 수주했다. 지난해는 70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목표는 150억원으로 잡았다. 최대는 200억원이다.

 “매출이 큰 회사보다는 1인당 순익이 높은 회사를 만들 생각입니다. 구글이나 NHN과 같은 모델을 꿈꾸고 있습니다.”

 NHN을 꿈꾼다고 했지만, 이미 지난해 NHN의 1인당 수익 수준을 넘어섰다. 올해는 SK텔레콤 수준으로 올라갈 전망이다.

 이 사장은 ‘소수정예’를 지향한다. 소프트웨어 기업은 많은 인원으로 단기에 성과를 만들어낼 수 없는 구조라는 확신 때문이다.

 현재 아크로메이트의 직원은 32명. 이중 24명이 R&D인력이다. 회사가 성장해도 전체 인원은 40명 이내로 끌고갈 생각이다.

 탁월한 경영자 같지만, 이 사장의 회사내 역할은 핵심 R&D 인력이다.

 지난해 1년 동안 집에 들어간 날이 4개월을 넘지 않을 정도로 여전히 R&D에 빠져 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