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소비 심리 위축으로 산업경기 회복은 요원하다.
기업은 불황의 파고를 넘기 위해 새해부터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앞으로 다가올 산업 재편의 신호탄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은 생존과 주도권을 담보할 것이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사라질 것이다. 혼돈과 혼란 속에서 글로벌 기업의 지향점은 어디일까.
세계 일류 기업은 ‘그린(Green)’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기존 전기·전자·IT 업체의 그린 비즈니스 경쟁이 치열하다. 제너럴일렉트릭(GE)을 비롯해 베스타스(덴마크), 가메스(스페인), 에너콘(독일) 등 세계 유수의 회사는 이미 녹색 분야에서 독보적인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에코매지네이션(Ecomagination, 환경을 뜻하는 ‘에코’와 상상을 뜻하는 ‘이매지네이션’의 합성어)’을 성장전략의 키워드로 삼은 제너럴일렉트릭(GE)은 2006년 관련 제품으로 120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GE는 ‘환경은 돈’이라고 공언할 정도로 철저히 비즈니스 관점에서 움직이고 있다. 1991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세우며 주목받은 듀폰은 그동안 20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했다. 듀폰은 원재료 소비를 줄여 주주가치를 높이는 선순환 구조도 만들었다. 세계 1위 자동차 업체 도요타는 올해 차량 생산을 지난해보다 100만대가량 줄였다. 하지만 이에 따른 비용 절감분을 모두 태양 에너지만을 동력으로 사용하는 자동차 개발에 쏟아붓기로 했다.
전 세계 첨단 기술의 메카인 실리콘밸리 역시 녹색이 화두다. ‘닷컴(dot-com, 인터넷 벤처)’이 지고 ‘왓컴(watt-com, 에너지 벤처)’이 뜨고 있는 것이다. 2007년 실리콘밸리의 클린에너지 개발에 투입된 벤처 자본은 11억달러에 육박했다. 이는 2006년 비해 94% 증가한 금액이다. 클린에너지가 수년 내에 화석연료 에너지에 비해 저렴해질 것이라는 벤처투자사들의 확신에 따른 결과다. 이들은 조만간 6조달러에 이를 세계 에너지 시장을 지배할 목표를 세우고 있다.
미국·유럽 등 서구 못지않게 일본 역시 기존 산업의 그린화가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미쓰비시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1년까지 2005년 대비 30% 줄일 계획이다. 도시바와 히타치는 모두 2025년까지 총 배출량을 각각 3600만톤, 2000만톤 감축할 방침이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