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견·벤처 업체 최대 화두는 ‘살아남기’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로 대기업조차 생존의 위기를 느끼고 있는 상황인 점을 감안해 볼 때 중견·벤처 업체가 느끼는 위기감은 더없이 크다. 구조조정을 감행하거나 새로운 시장 개척 또는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수익원을 창출하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위기감이다. 따라서 올해 중견·벤처업체는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고 이를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찾는 것이 ‘발등의 불’ 끄기가 됐다.
‘위기’라는 말은 ‘기회’라는 말의 다른 표현이다. 이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간 기업은 지속적인 성장을 하게 될 것이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은 도태할 것이다.
◇기초체력 다지자=방송 셋톱박스 전문업체인 가온미디어는 2001년 설립된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이 회사 임화섭 사장은 굴곡 없는 꾸준히 성장한 비결을 기초 체력에서 찾았다.
임 사장은 “기업은 일시적으로 사업 아이템과 시장 상황에 따라 실적과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탈 수 있지만 결국 기술력·인재·자금과 같은 기초 체력이 없으면 그때뿐”이라고 말한다. 결국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기초 체력이 탄탄해야 진짜 위기에서도 강하고 기회가 왔을 때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특히 인재는 기업 성장의 필수조건인 좋은 제품과 뛰어난 기술을 만드는 핵심 자원이다. 따라서 위기일수록 인재에게 쏟는 비용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기업이 살아남더라도 인재를 잃어버리면 기업의 지속성은 보장할 수 없다.
◇끊임없이 혁신해야=전문가들은 불황의 파고를 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자금 조달 차질에 대비한 다양한 대응방책 마련 △운전자본에 따른 모니터링 강화 △R&D 등 장기 성장동력 투자 집중 △생산성 저하 유발하는 경비절감 지양 △핵심 인재 유지 및 확보 유념 △M&A를 포함한 경영권 보호를 위한 경계수위 상향 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세계적 불황을 버텨내고 나아가 불황 이후 순위 재편 과정에서 도약하기 위해서는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혁신이 필요하다. 경영·생산·마케팅 등 전 부문에 걸쳐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고 혁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혁신을 하면서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조직원의 사기다. 사기를 북돋우기 위해서는 비전 제시가 중요하다.
전성철 세계경영연구원(IGM) 이사장은 “비전경영 체제는 불황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기업경영의 첫걸음”이라면서 “비전을 제대로 설정하고 모든 직원의 생각을 한곳으로 모아 에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인만큼 실천적 교육으로 회사 체질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녹색성장에 주목하라=정부는 올해 초 녹색성장 비전을 가시화하며 2012년까지 총 50조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녹색 뉴딜사업’을 발표했다. 바야흐로 전 세계는 녹색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선진국은 경제적인 성장뿐 아니라 환경과 조화되는 지속 가능한 발전과 쾌적한 환경 조성을 위해 각종 시책을 적극 펼쳐 나가고 있으며 개발도상국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녹색성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태양광·풍력시스템 분야에서 기업 경쟁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친환경 기술개발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다.
녹색산업이 신성장 동력으로 부상할 만큼 비즈니스 환경은 변했다. 제조업 비중이 선진국에 비해 높고 대부분 에너지 다소비 업종인 국내 중소기업으로서는 기로에 선 셈이다. 에너지 절감형 생산체제로 전환해야 하는 압력이 커진 것이다. 따라서 국내 중소기업도 변화의 추세에 발맞춰 과감하게 녹색기술의 연구개발과 투자를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