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불경기라서 오히려 좋은 기회가 왔다고 봅니다. 일본의 대기업들이 주춤한 사이에 우리가 앞서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손을재 아이엠 사장(58)은 2009년 한 해를 시작하는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우선 아이엠의 주력제품인 DVD용 광픽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크게 늘리는 게 목표다. 지난해 3분기부터 세계 1위로 등극한 데 이어 30%의 점유율을 달성했다. 올해는 35∼40%까지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자신감에 대해 손 사장은 “경쟁사인 산요가 파나소닉으로 인수됐으며, 경영문제로 품질불량 등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소니 역시 오디오보다는 디스플레이 쪽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일본 거대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하게 밀어붙이겠다는 각오다.
DVD용 광픽업은 과거 삼성전자와 삼성전기에서도 생산했던 제품이다. 그렇다면 아이엠이 지금처럼 강한 체력을 갖게 된 것은 무엇 때문일까. 손을재 사장은 “대기업 시절에는 주목받지 못했던 아이템이라 직원들 사이에 패배의식이 팽배했다”면서 “중소기업으로 새출발하면서 수동적 근무 환경이 능동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세계 1등 제품을 만드는 직원들의 의욕이 배가되고 성과로 이어지면서 오늘에 이르게 됐다는 분석이다.
손 사장은 “산요, 소니도 대그룹이니 광픽업을 만드는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져 있다”면서 “더이상 인적·물적 자원투자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아이엠은 젊은 연구원들을 꾸준히 채용하고 연구개발비도 해마다 늘려나가면서 차별화에 성공했다. 아이엠은 올해를 위해 치밀하게 준비했다. 경영계획도 한 달 반 동안 각종 자료를 수집, 전 사업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세웠다.
아이엠의 욕심은 끝이 없다. 지난해부터 생산하기 시작한 블루레이용 광픽업 역시 세계 1등으로 키워야 하며, 음이온방출기·LED조명·IT용 광픽업 세 가지 신제품이 올해 가세한다. 현재 DVD용 광픽업으로 많은 매출이 발생하고 있지만, 최소 3개 이상의 제품을 가지고 있을 때 안정된 사업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손을재 사장은 “사업은 타이밍이며, 부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개발”이라면서 “그동안 준비해온 제품들로 올해도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은 매출이 성장해야 쇠약해지지 않는다”면서 “2∼3년 내 연매출 5000억원의 기업이 될 것”이라면서 “이 정도면 자체 힘을 기르고 한 단계 이륙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2006년부터 쉼없이 달려왔지만 앞으로 더 열심히 뛰겠다는 각오를 나타낸 것이다.
손 사장은 이를 위해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기업이 10∼20%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 성장하려면 M&A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신념은 확고하다. “욕심을 부리거나 시장 트렌드를 쫓아가지 못해 도태되는 것이 아니라, 영속하는 기업을 만드는 게 회사의 비전”이라면서 “무리하지 않고 안정된 성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설성인기자 siseo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