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Service)란 말은 ‘Servant(하인)’라는 어원에서 유래한 것이다. 라이코스를 창업한 밥 데이비스 회장은 “오늘날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은 모두 주인(고객)의 요구를 예측하고 신임을 얻어야 비로소 그들을 소유할 수 있다”며 서비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섬긴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쉬운 일이 될 수도 있다. 제품에 불만이 있던 고객이 상담원의 친절한 말 한마디에 회사에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든든한 아군이 되는 일은 콜센터 업무 종사자라면 누구나 느껴봤을 것이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진심 어린 커뮤니케이션은 어떠한 경쟁력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삼보컴퓨터가 24시간 콜센터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3교대 근무의 부담과 심야 근무에 불만을 토로하는 직원도 제법 있었다. 그때 군대에서 흔히 쓰는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는 말을 인용해 ‘피할 수 없으면 섬겨라’를 강조했다. 처음에는 요샛말로 다크서클이 턱밑까지 내려왔다는 둥, 데이트할 시간이 없어서 애인하고 헤어졌다는 둥 볼멘소리를 늘어놓던 직원들이 고객과 대화를 나누며 점점 변해가는 것이 느껴졌다.
한 직원은 “밤늦게 고객의 불편 사항을 들어주다 보니 고민을 해결해 주는 상담원이나 심야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라디오 DJ가 된 것 같다”며 “이제는 전화가 오면 고객의 사연이 궁금해질 정도가 됐다”고 한다. 솔로 생활 3년 차로 날씨가 추워지면 부쩍 외롭다는 다른 직원은 “고객에게 다른 마음을 품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하루를 놓고 봤을 때 여성과 가장 많이 대화하는 사람이 바로 나”라며 뿌듯해하기도 한다.
‘엄마 몰래 게임을 하는데 컴퓨터가 안 켜져요’라며 울상을 짓는 초등학생, ‘과제 때문에 빌려온 친구 노트북이 작동을 안 한다’며 곤란해하는 대학생, ‘컴퓨터가 느려서 주식 투자에 손해를 봤다’는 사람 등 다양한 사연을 만날 수 있는 것이 콜센터 업무고 그래서 목은 아프고 고되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 재미를 찾는다.
TG삼보컴퓨터 콜센터 담당 범민우 슈퍼바이저 77dark@tgsv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