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org’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소스코드를 공개한 토마토시스템.
이 회사는 지난해 웹2.0 기반의 리치인터넷애플리케이션(RIA) 플랫폼인 신제품 엑스리아의 소스코드를 공개하고, 커뮤니티 사이트(www.exria.org)를 열었다. 많은 개발자들이 함께 개발한다면 보다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소스코드 공개 후 엑스리아를 다운로드 받아 활용해 보는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늘어난 반면, 프로젝트 개발에 동참하는 개발자는 아직 없다.
박상국 토마토시스템 이사는 “가져다 쓰는 사람은 많은데 아직까지 프로젝트를 같이 개발하는 사람은 없다”며 “오히려 엔터프라이즈 고객들이 사이트를 통해 국산 RIA 플랫폼을 미리 써보고 괜찮다는 반응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국내에서 공개SW 개발에 동참하는 것은 생소할 뿐이다. 무엇보다 개발이 전업인 개발자들은 공개SW 개발 프로젝트에서 함께 개발할 여유가 없다. 업무를 끝내고 밤에 활동을 하자니 야근이 발목을 잡는다. 그렇다고 업무 시간에 개발을 하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세계에서 최고의 엔지니어들과 함께 같은 프로젝트를 완성해 가는 것이 실력을 향상시켜 줄 기회라는 것을 모르는 일도 아니지만 개발자들은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한 개발자는 “본업이 있으니 꾸준히 참가하고 싶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업무시간에 공개SW 개발 커뮤니티에 들어가 개발을 하는 것이 비교적 자유스러운 일이다. 개발자인 경우 이것은 업무의 연장선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유명 공개SW 관련 저명인사들이 방한할 때마다 강조하는 것이 바로 업무 시간에도 공개SW를 개발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개SW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기업에서 공개SW 활용과 개발을 총괄하는 COO(Cheif open source officer) 개념도 나타났다. COO가 해야 하는 일 중 하나가 바로 보다 많은 개발자들이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면서 더 많은 성과를 얻어 내도록 하는 일이다. 개발에 함께 하는 일은 곧 공개SW를 활용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해당 개발자들이 흐름을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이러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은 힘든 일이라는 게 개발자나 공개SW 관련 비즈니스를 하는 이들의 목소리다. 삼성전자나 LG전자도 공개SW 관련 팀이 있지만, 팀원들이 실제 개발에 동참하는 일은 드물다.
아직도 공개SW는 ‘가져다 쓰는 것’일 뿐이라는 시각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최소한 공개SW 관련 업무를 하는 사람들부터 커뮤니티에 직접 참여해 개발을 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업계에서는 지적했다.
조광제 한국리눅스파운데이션 대표는 “개발자들이 공개SW 개발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결국은 기업의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