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경기침체와 더불어 중국에는 춘절 연휴마저 겹쳤다. 중국에 제조기지를 두고 있는 회사의 상황이라면 당연히 한산한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전자부품업체의 모습은 예상과 달랐다. 긴장감은 물론 앞으로 다가올 수요에 대처하느라 그 어느때 보다 분주한 모습이었다. 20일 세계 DVD 광픽업 1위업체인 아이엠(대표 손을재)의 생산기지인 중국 둥관 공장을 찾았다.
아이엠의 중국 둥관 공장을 보고 세가지에 놀랐다. 공장 크기에 놀랐고 한국보다 좋은 직원복지, 그리고 가동률 또한 인상적이었다. 세계적인 불황에 여타 공장들은 조업시간을 단축하고 있지만 아이엠의 중국 둥관공장은 조업시간을 오히려 늘리고 있다.
◇안정된 물량 확보= 아이엠의 DVD 광픽업 생산량은 지난해 9월 최고치인 800만개까지 치솟았다. 그러다 연말에는 200만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1월(250만개)을 지나 다음달부터는 예년수준인 450만개로 회복된다. 연말에 비축해둔 재고량은 이미 동이 났다. 이에 따라 앞으로 늘어날 생산량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라인은 쉼없이 돌아가고 있다. 연말만 해도 불황에 주춤하는 모습이었지만 해가 바뀌면서 상황이 어느정도 진정된 모습을 띠고 있다. 물량 감소로 인해 휴가를 보냈던 직원들을 하나둘씩 다시 불러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3만평 면적에도 자리가 좁다= 아이엠 둥관공장은 연면적이 3만평에 달한다. 둥관지역에서 삼성전기, 일본 파이오니아에 이어 세번째로 크다. 그렇다고 해서 공간을 폭넓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세계 1위 업체답게 4000명에 가까운 직원들이 일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야 하며, DVD 광픽업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완제품에 가까운 가공기술과 각종 장비들이 설자리가 필요하다. DVD 광픽업을 비롯해 블루레이 광픽업 등 앞으로 아이엠이 뻗어나갈 제품들을 소화하기 위해 공장 곳곳에 공사가 한창이다.
◇직원을 위한, 직원에 의한= 아이엠 둥관공장을 둘러보면 후생복리와 공장 청결도에서 놀라게 된다. 임금수준은 동종업계 최고수준이다. 둥관지역은 3월만 되도 일주일에 2∼3번 비가 오는 습한 지역이다. 아이엠은 이를 배려해 기숙사부터 공장, 식당 모두 비를 맞지 않고 다닐 수 있게 연결통로를 마련했다. 그리고 중국 각지에서 온 종업원들의 입맛을 만족시키는 다양한 음식들이 구내식당에 준비돼 있다. 뿐만 아니라 복지동도 설치, 의무실과 체력단련장, 82대가 구비된 PC방은 직원들에게 인기만점이다. 직원의 근무 만족도가 생산성 향상과 직결된다는 기업이념이 불황을 아랑곳하지 않고 풀가동하는 공장을 탄생하게 했다.
윤시영 아이엠 전무는 “직원들마다 담당구역을 나눠 매일 청결도를 평가한다”며 “공장 구석구석에는 먼지하나 찾아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미세 먼지 하나에도 불량이 발생할 수 있는 광픽업 제품 품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의 결과다.
둥관(중국)=설성인기자 siseo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