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이에스(대표 안승욱)는 2004년 창립한 이후 로봇 장비 1000여대를 공급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거듭해온 산업용 로봇 업체다. 티이에스의 주력제품은 진공용 로봇과 대기형 반송용 로봇 제품이다. 이 회사는 태양광과 LCD 분야의 7·8세대 대형 진공로봇을 잇따라 국산화하면서 비약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대기형 로봇과 OEM 로봇도 고객사의 개발 의뢰로 커스터마이징 제품을 개발 공급하고 있다.
반도체, LCD 공정 중 진공체임버 속에서 작업하는 진공로봇은 그동안 외산 제품이 주도해왔다. 특히 8세대 이상의 대형 LCD 진공로봇은 일본 다이헨, 산쿄 두 회사가 내수시장을 석권한 가운데 국내 로봇 기업들은 대응할 엄두를 못 내는 실정이다. 하지만 티이에스의 약진으로 관련 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다. 지난해 티이에스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8세대 LCD 공정에 들어가는 진공로봇은 가로세로 2.2m와 2.5m의 초대형 유리기판을 진공체임버 속에서 이송한다. LCD 진공로봇은 진공 상태에서 정밀작업을 하는 제약 때문에 일반 대기로봇보다 기술적으로 훨씬 까다롭다. 티이에스는 8세대 LCD 진공로봇의 핵심기술인 진동문제를 로봇관절의 정밀한 제어로 잡아내면서 반복적인 작업 속도를 크게 높여 일제 LCD 진공로봇과 대등한 성능을 구현했다. 이 회사는 2007년에 7세대 LCD 진공로봇도 국산화한 바 있다. 생산공정이 대부분 진공 상태인 태양전지 제조용 진공로봇도 제작할 예정이다.
안승욱 사장은 “일본 기업들이 독식해온 대형 LCD 진공로봇 시장에 국산 로봇 장비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LCD 공정에서 성능평가가 끝났기 때문에 국내외 LCD 업계에 장비 납품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형 진공로봇은 이미 LG디스플레이에 시험 납품해 기술력도 인정받았다. 짧은 연혁으로 진공로봇 국산화와 시장의 호응을 끌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까지 대기업 2곳에 대형 진공로봇을 공급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 티이에스는 태양광로봇 분야에도 진출해 대형 진공로봇을 대기업에 납품한다. 회사 측은 외국업체에 비해서 고객사 요구에 발 빠른 대응을 준비하면서 로봇 장비의 서비스 수준도 높여가고 있다. 올해 티이에스는 높은 환율 문제에도 불구하고 진공 LCD, 솔라셀로봇 장비에 회사 역량을 집중해 매출 100억원을 돌파할 예정이다.
티이에스는 주력사업인 반송용 로봇 외에 지능형 로봇 시장으로도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로봇 업체 ZMP와 독점판매 계약을 맺고 뮤직로봇 ‘미우로’를 시판하며 고품격 AV로봇 전용숍도 운영할 예정이다. 티이에스는 대기업도 엄두를 못 내는 첨단 로봇 장비를 개발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로봇 수요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인터뷰-안승욱 사장
“티이에스는 일반적인 로봇기업이 아니라 세계에서 손꼽히는 반송용 로봇 전문기업이 목표입니다.”
안승욱 사장은 짧은 업력에 불구하고 티이에스가 국내 정상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반송용 로봇 전문업체로 성장한 데 큰 자부심을 나타냈다.
그가 LCD, 반도체 로봇시장에 뛰어들 당시 주변에서는 말리는 분위기였다. 국산 로봇 장비는 저렴한 대기로봇이 주종이고 돈 되는 대형 진공로봇은 외국업체들이 석권했기 때문이다.
“국산 로봇 장비의 기술력을 폄하하는 분위기가 무엇보다 힘들었습니다. 국내 대기업도 못 하던 대형 진공로봇을 개발해도 잘 안 믿는 분위기가 있더군요.”
안 사장은 최근 LCD, 반도체의 설비 투자가 급감함에 따라 태양전지 시장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가반중량 100㎏이 넘는 박막형 솔라셀 제조용 진공로봇을 오는 3월 국내 대기업에 납품한다고 밝혔다.
“태양전지 제조사들이 아직은 외산 로봇 장비를 선호하지만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국산 로봇에 점차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새해는 직원 모두가 힘을 합쳐 매출의 30%를 솔라셀에서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