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금융 불안이 안정을 찾으면서 IT 중소기업, 신성장 주력기업의 주가를 중심으로 코스닥 회복속도가 가파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연초 이후 13거래일 동안 이날을 포함해 단 3차례 하락을 제외하곤 줄곧 상승세다. 코스피지수가 연초이후 5일 하락했던 것과 비교하면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
이날도 증시에서 코스피지수가 23.84포인트(2.07%) 내린 1126.81로 하락 마감해 지난 12월 30일 코스피지수 종가 1124.47 대비 소폭 상승에 그쳤다. 반면 코스닥지수는 이날 4.94포인트(1.36%) 하락했지만 연초대비 8.26% 상승했다. 코스피 대비 7∼8% 이상 오름폭을 보이고 있다.
코스닥 내 IT기업 지수도 연초대비 7.5% 상승했다.
코스닥지수 선방에 대해 증시전문가들은 금융위기에서 가장 먼저 타격을 받았던 코스닥 종목이 신용 리스크 완화로 먼저 회복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9월 미국발 금융위기가 불거지면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뚜렷해졌고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비중을 줄인 것이 코스닥 급락 이유였는데 최근 신용리스크가 안정을 찾으면서 중소형주에 대한 메리트가 커진 것이 이유”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연초부터 미국 오바마 정부의 신뉴딜정책과 우리 정부의 녹색성장, 신성장동력 육성 등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쏟아지면서 태양광, 신재생에너지, LED 등 관련주가 테마를 형성하며 수혜를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임태근 대우증권 연구원은 “신성장동력과 녹색성장 등 정부가 추진하는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복합적인 산업구조를 가진 코스피 기업보다 분야가 특화된 코스닥 기업의 주가에 더 민감하게 반영된 것”을 선전 이유로 평가했다.
실제로 조선기자재 업체에서 풍력관련주로 변신한 평산과 용현BM은 각각 41%, 50.8% 상승했고 태양광 관련주인 반도체장비 업체 주성엔지니어링(7.5%)과 2차전지 수혜주 엘엔에프(11.2%) 등도 높은 상승세를 탔다.
최근 코스닥 기업들은 실적이 있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사이에 옥석가리기가 진행되고 있다. 불경기에 실적이 양호한 기업들이 드러나면서, 기관들은 연초 이후 코스닥시장에서 1150억원 순매수하고 시장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개인과 외국인이 840억원과 300억원을 판 것과 대조적이다. 증권가는 연초 이후 대형주가 집중된 코스피지수 내 프로그램 매물이 1조1000억원가량 쏟아지면서 코스피가 상승 반전하지 못한 반면 기관 매수가 코스닥에선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이윤학 연구원은 “최근 다시 불거진 금융위기가 안정을 찾으면 9월말 수준인 코스닥지수 410포인트 선까지는 무난하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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