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핵심 사업부장을 대부분 교체하는 큰 폭의 조직 개편을 21일 실시한다.
표면적으로 기존 4개 총괄 사업부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지만 세트와 부품 두 사업 부문 체제로 가면서 하위 조직이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원 부서를 통폐합하고 임원 수가 줄어들면서 유사 부서가 합쳐져 당분간 혼란이 불가피하다. 본지 1월 19일자 1면 참조
삼성전자는 최지성 사장이 이끄는 ‘디지털 미디어&커뮤니케이션(DMC)’ 핵심 사업부인 무선사업부장에 개발실장이었던 신종균 부사장을 발탁하는 것을 골자로 대부분의 사업부장 보직 인사를 끝마쳤다. DMC는 6개 사업 부문 체제를 뼈대로 최 사장이 겸임했던 무선사업부장을 신 부사장이 새로 맡는다. 네트워크사업부는 김운섭 부사장이 유임될 예정이며, 컴퓨터시스템사업부는 경영혁신 담당 임원이었던 남상우 전무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디지털미디어(DM) 총괄에 있던 세 개 사업부장은 대부분 유임 쪽으로 기울고 있다.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는 부사장에서 한 단계 승진한 윤부근 사장이 그대로 맡으며 디지털프린팅사업부도 전 GE 출신인 최치헌 사장의 유임이 확실한 상황이다. 교체 소문이 돌았던 생활가전사업부장은 최진균 부사장이 유임하는 쪽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전해졌다.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도 사업부장 대부분이 갈릴 전망이다. LCD 사업부는 기존 HD LCD와 모바일 LCD 사업부가 합쳐지면서 장원기 사장이 총괄할 예정이다. 반도체 부문도 사업부 자체를 재편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또 스토리지 사업부 대신에 ‘SSD사업부’가 새로 신설되는 안이 유력하게 돌고 있다.
존폐 유무가 불확실했던 국내영업사업부는 독립 사업부로 최지성 사장이 총괄하는 DMC에 배속된다. 국내영업사업부장은 해외 법인 쪽에서 전무 혹은 부사장급 임원이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법인 수장도 대부분 물갈이된다. 서남아본부는 생활가전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이었던 신정수 전무가 유력하며 구주 총괄은 영상디스플레이 해외 영업 담당이었던 신상흥 부사장이 맡는 등 해외 법인장도 대부분 세대교체가 이뤄진다.
이 밖에 삼성전자와는 별개 회사인 중국 삼성을 이끌 책임자는 박근희 사장이, 동시에 일본 삼성도 이창렬 사장이 유임된 상태다.
삼성은 21일 오전 그룹 인사 이후 첫 사장단협의회를 열고 향후 운영 방향 등을 논의한다. 첫 사장단협의회에서는 산하 상설 기구인 투자조정·브랜드 관리·인사 위원회 재구성 방향에서도 의견 교환이 이뤄질 예정이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삼성 전체 부장, 차장, 과장급 등 중간 간부의 승진 인사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3월 초에 이뤄진다.
한편 삼성전자의 전무급 이상 임원들은 올해 PS(초과이익분배금) 전액을 반납키로 했다. 이 같은 조치는 21일 예정된 조직 개편과 함께 비상경영의 고삐를 죄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병준·양종석 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