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디지털산업단지(G밸리) 내 입주기업들은 불경기로 설 명절 주머니 사정이 녹록지 않지만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한 담금질을 계속하고 있다.
21일 한국산업단지공단 서울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나흘 동안 서울디지털산업단지 내 34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 상여금 지급 여부와 휴무일수를 조사한 결과 34개 기업 중 상여금 지급 업체는 6곳으로 나타났다. 어느 때보다 ‘팍팍한’ 설 연휴를 맞고 있는 셈이다.
또 주말을 포함해 나흘 동안의 연휴 중 2∼3일간 짧은 휴가를 보내기로 한 기업은 14개나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생산라인이 가동되는 기업은 34개 기업 중 1개 기업이었다. 나흘간의 연휴를 모두 쉬는 기업이 19개로 가장 많았다. 닷새를 쉰다고 응답한 기업은 1개 기업이었다. 그래도 34개 기업 중 14개 기업이 나흘 연휴를 모두 쉬지 않아 새로운 희망을 갖고 연휴에도 일하는 G밸리 직원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의 입주 기업들은 어느 때보다 혹독한 설 연휴를 앞두고 있다”며 “구로디지털단지역 인근 식당은 점심시간마다 식사를 하기 위한 입주기업 직원들이 길게 줄을 이었으나 불황 한파가 몰아치면서 오히려 구내 식당을 이용하는 직원이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문현만 에코센스 연구원은 “직원이 23명 정도인 작은 규모의 기업이긴 해도 경제가 곧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일하고 있다”며 “정부의 녹색 성장 의지가 강력한만큼 우리 회사처럼 기후변화 분야에서 일하는 이들이 역량을 쌓으며 다가올 기회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코센스는 기후 변화 산업과 관련된 기업의 탄소배출권거래 등의 컨설팅 업무를 주로 하는 기업이다.
한편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전국 1554개 전국 산업단지 입주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설 상여금을 주지 않기로 한 곳은 전체의 52%인 808개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대비 12% 높아진 것이다. 상여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응답한 업체들도 지급액수를 대폭 줄었다. 상여금을 지급하겠다는 업체 중 상여금을 본봉 대비 50% 미만으로 주겠다고 응답한 회사는 지난해보다 7.4% 늘어났고 50∼99%를 지급한다고 한 업체는 약 5% 감소했다. 100% 이상 준다는 곳은 지난해 대비 14.7% 줄었다.
설 휴무기간은 평균 3.9일로 조사됐다.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간 휴무하는 업체가 대부분(57.5%)인 것으로 나타났다. 닷새 이상 일을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답한 업체도 16.7%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약 4% 늘어난 것으로 불황 탓에 공장가동을 하지 않는 쪽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민수기자 mim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