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두뇌한국)21’ 사업단 선정을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고려대 수학과는 21일 “한국학술진흥재단의 불공정한 심사로 2단계 BK21 수리과학사업단 선정 과정에서 탈락했다”며, “지난해 12월 KAIST 수학과가 우리 과를 0.72점 차이로 앞서 예비 선정됐는데, 평과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공식 이의제기했다.
고려대는‘(최근 2년간) 참여교수 SCI 논문의 1인당 IF값(논문의 영향력지수,Impact Factor)’ 항목, 특허부문 실적 등의 평가항목과 당시 심사평가위원장의 KAIST 겸직교수 내정 등 심사과정의 불공정을 거론했다.
고려대는 참여교수 SCI 논문의 1인당 IF값 항목에서 ‘고려대 과거 실적 점수는 20.16, KAIST는 15.36이었으며, 계획서에 과거 실적을 근거로 앞으로의 계획을 평가하도록 규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카이스트측이 ‘참여교수 SCI 논문수 및 IF 값 향상 계획의 우수성’ 부문에서 18점 만점을 받았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고려대는 ‘특허실적이 전무한 KAIST와 실적이 4건인 고려대를 동점 처리한 부문’과 ‘당시 심사평가위원장이 카이스트 겸직교수로 내정되어 있었다는 점’을 들어 공정한 평가가 내려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고려대 수학과 BK21 사업단 단장 구형운 교수는 “이달 16일에 이의제기심의위원회가 열려 그 때 우리 입장을 표명했다”며 “그러나 심의위원장 4명 중 2명이 기존 심사평가위원이었기 때문에 큰 희망을 걸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학술진흥재단 측은 “아직 이의제기신청기간이기 때문에 최종 결론이 나지 않았다”며 공식 답변을 미뤘다. KAIST측은 “사업단 운영만해도 정신이 없어서 그런 이의제기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다”면서, “만약 설 이후에 결과가 뒤바뀌어 KAIST쪽이 탈락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학술진흥재단 측에서 알아서 하리라 믿고 맡기고 있다.”고 답변했다.
한편, 서강대와 한국외대는 지난해 공개적으로 국가연구지원사업의 심사 공정성 문제를 제기해 법적 다툼으로까지 번진 바 있다. 서강대는 학진을 상대로 한 BK21 가처분 신청을 취하했고 한국외대의 인문한국지원사업(HK)는 아직도 소송이 진행 중이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