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초·중학생 교내 휴대폰 사용 금지 확산

 일본에서 초·중학생의 교내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는 조치가 날로 확산되고 있다.

 일본 문부과학성이 초·중학생들이 교내에서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지침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1일 전했다. 문부과학성은 이달 안에 지침을 확정해 각 지자체 교육위원회 및 학교에 하달할 계획이다. 문부과학성은 지난해 7월에도 각급 교육기관에 휴대폰 소지 금지 규정을 만들도록 지시했다.

 후쿠오카현 아시야마치 교육위원회는 지난 20일 아이들이 성범죄나 인터넷 범죄의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초·중학생들의 휴대폰 소지 자체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어린이 탈 휴대폰 선언’을 발표했다.

 오사카부 사이타마현과 가가와현 등은 지난해부터 자체적으로 초·중학교 휴대폰 사용 규제 방침을 정해 각급 학교에 적용하고 있다.

 문부과학성이 반대 논란에도 불구하고 초·중학교 내 학생 휴대폰 사용 금지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학력 저하, 탈선 조장 등의 교내 휴대폰 사용에 따른 여러 부작용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아마카사키시 교육위원회가 최근 실시한 ‘2008년 학력·생활 실태조사’에서 ‘휴대폰 이용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학력 저하가 있을 것’이라는 가설이 사실로 입증됐다. 중학교 3학년생 3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2학년 때부터 휴대폰을 사용했던 학생의 성적은 1학년 때보다 1.2포인트 하락, 3학년 때부터 휴대폰을 사용한 학생은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던 2학년 때와 비교해 1.7포인트의 학력 저하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어린 학생들이 휴대폰으로 사교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면서 범죄에 휘말리거나 집단 따돌림의 원인을 제공하는 사례도 여러 차례 보고됐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