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골프시장에도 프리코노믹스(Freeconomics·공짜경제) 바람이 불 전망이다.
골프나인틴(대표 최성렬)은 다음달부터 스크린 골프방 업주에게 골프시뮬레이터를 임대해주고 매출수익을 나누는 렌탈식 사업모델로 승부수를 던진다. 완전한 무료 렌탈은 아니지만 돈줄이 마른 스크린 골프방 창업 희망자들로서는 솔깃한 이야기다. 매출수익은 온라인 게임머니처럼 미리 입금한 금액에서 실시간 차감한다.
회사측은 골프방에서 경기를 할 때 홀당 200원, 18홀을 다 돌면 3600원을 렌탈료로 정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게임기 업체가 HW가 아니라 SW판매로 수익을 올리는 것처럼 스크린골프 업체도 장비는 임대해주고 온라인 게임처럼 서비스 위주의 매출구조로 돌아서는 셈이다. 골프나인틴은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온라인 기반의 스크린골프 렌탈사업에 대해 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골프방 업주는 초기 설치비만 부담하면 큰 투자 없이도 창업이 가능하고 장비 제조사는 안정적 수익원을 확보하는 윈윈 전략이란 설명이다. 골프방 운영이 신통찮을 경우 언제라도 시뮬레이터 장비를 회수해서 다른 업소로 옮기기 용이하다.
이 회사는 레슨 위주의 골프연습장에 특화된 보급형 시뮬레이터도 온라인 렌탈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최성렬 사장은 “온라인 렌탈사업이 경기침체로 돈줄이 막힌 골프방 창업시장에서 활력을 불어넣길 기대한다. 올해 스크린 골프방 300개, 골프연습장 1000곳에 렌탈장비를 보급해서 3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골프존을 비롯한 여타 경쟁사들도 과거 장비 리스 서비스를 제공한 바 있지만 매출에 상관없이 매월 일정한 임대료 수익만을 추구해서 인기가 없었다.
전문가들은 향후 경기상황이 좋아져도 스크린 골프분야에서 온라인 렌탈 모델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유통량이 급증하는 중고 스크린 골프장비가 렌탈 시장으로 흘러들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사들은 온라인 기반의 렌탈사업이 확산될 경우 기존 스크린골프 시장판도가 흔들리지 않을까 경계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스크린골프 창업의 진입비용을 너무 낮출 경우 업소난립으로 시장포화를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임재숙 알바트로스 이사는 “경기불황으로 이미 스크린 골프 장비가격이 상당부분 하락했기 때문에 렌탈 서비스의 메리트가 줄어들고 있다”고 평가절하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