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연간과 분기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분기 기준으로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영업이익률이 지난 2007년 1분기 이후 처음 ‘1%(0.8%)’ 아래로 떨어졌지만 연간으로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23일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도 지난 분기에 2000년 3분기 실적을 공표한 이후 저조한 실적을 예상하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선방이 예상된다.
LG전자는 글로벌 기준으로 지난해 매출 49조3330억원, 영업이익 2조1331억원으로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최대 실적의 일등 공신은 단연 휴대폰이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 약진하면서 연간 판매량 1억70만대로 처음으로 1억대를 돌파했다. 매출 14조5557억원과 영업이익 1조643억원, 영업이익률 11.0% 등 전 부문에서 최고 기록을 냈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TV에서 꾸준히 영업 흑자 기조를 유지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반면에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실적은 전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급격한 소비 위축으로 영업이익 1014억원을 달성하는 데 그쳤다. 본사 기준으로는 영업적자 3098억원을 냈다. 매출은 사상 최대인 13조3708억원이었으나 사업 각 부문에서 수요 감소에 따른 경쟁 심화로 영업이익률은 0.8%에 머물렀다.
휴대폰 판매는 4분기에도 호조를 보였다. 총 2570만대를 팔아 매출 4조926억원, 영업이익 2146억원을 기록했다. 휴대폰 부문에서 분기 매출이 4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연말 재고를 줄이는 과정에서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 영업이익률은 5.2%에 그쳤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매출 4조6173억원, 영업적자 139억원을 기록했다. 디스플레이 매출도 처음으로 4조원대로 올라섰다. TV사업은 흑자 기조를 유지했으나 PDP모듈 부문은 적자 폭 확대로 해당 사업본부 전체는 적자로 전환했다.
가전(DA)과 DM 사업부 실적도 추락했다. DA 사업본부는 선진시장 수요 감소와 경쟁 격화로 말미암아 매출액 2조9706억원, 영업적자 615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중동과 아시아 등 신흥 시장 매출은 증가했다고 LG전자는 밝혔다. DM 사업본부는 계절적 성수기 영향으로 매출액은 1조2679억원으로 늘었지만, 가격 하락 탓에 영업이익은 37억원에 그치는 등 수익성은 낮아졌다.
LG전자 측은 “올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 위축이 이어지고 업계 내 경쟁이 더욱 극심할 것” 이라며 “올해 사업 환경이 지난해보다 어렵지만 연구개발·브랜드·디자인 등 핵심 역량 분야 투자는 전년보다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의 관심은 23일 발표할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이다. 국내 주요 증권사 평균 예측치에 따르면 매출 19조9000억원, 영업손실 4400억원으로 처음으로 영업이익 면에서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판매와 관리에 따른 비용 등을 상계해 상징적으로 ‘흑자’는 맞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최종 실적 공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실적에 따라 전체 주식시장과 실물경제에 미칠 심리적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관측됐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LG전자 2008년 4분기 실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