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가전 채널 뭉쳐야 산다"

 홈쇼핑업계가 케이블TV·인터넷몰·카탈로그 3개 사업채널의 디지털가전 부문을 통합운영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구매와 마케팅 창구를 하나로 통합해 업무 시너지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다음달 1일부터 케이블TV, 인터넷쇼핑, 카탈로그로 나눠져 있는 디지털가전을 통합부서로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홈쇼핑은 다음달 조직개편을 통해 별도의 부서를 만들기 보다는 인터넷몰과 카탈로그 사업부에 있는 디지털가전부서를 케이블TV 한 곳으로 일원화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조직체제는 채널별 부서 이기주의와 업무 중복에 따른 비용 발생 등의 문제점들이 있어 채널 중심에서 제품 기반으로 조직체계를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우선 시너지효과를 내기 쉬운 디지털가전 제품군을 통합운영체제로 전환하고, 효과 및 향후 실적에 따라 다른 제품군으로 확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통합운영체제에 따른 슬림화로 기존 인력의 구조조정 및 재배치 등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GS홈쇼핑은 지난 2005년 디지털가전과 컴퓨터 제품군을 통합 조직으로 전환해 성공적으로 운영해오고 있다. CJ홈쇼핑도 디지털가전을 비롯한 몇몇 제품군에서 매체별 공조를 취하고 있지만 아직 통합관리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디지털가전 부문의 통합운영체제를 처음 도입한 것은 현대홈쇼핑이다. 현대홈쇼핑은 2003년 하반기부터 2007년 상반기까지 ‘디지털가전팀’을 두고 인터넷·카탈로그·케이블TV로 나눠진 디지털가전 제품의 판매채널을 통합해 운영했다. 하지만 채널별 통합 시너지효과를 얻고자 한 기대와 달리 인터넷과 TV홈쇼핑 고객의 연령, 취향, 라이프스타일 등이 달라 2007년 하반기부터 다시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뉴스의 눈>

 홈쇼핑업계가 디지털가전 제품군을 통합관리체제로 전환하는 것은 제품 교섭력 향상을 위해서다.

 소비심리가 침체되면서 IT기기 및 가전제품의 수익성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케이블TV와 인터넷몰, 카탈로그 3개 매체에서 제품을 한꺼번에 구매하면 구매협상력 등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또한 디지털가전제품은 패션·의류 등 다른 제품군에 비해 가격·기능·디자인의 차이가 적어 교차 판매 등을 통한 ‘원 소스 멀티 유즈’가 용이한 편이다.

 또 하나의 이점은 매체간 시너지효과다. TV홈쇼핑의 히트상품을 다른 채널로 판매할 수 있고 인터넷쇼핑을 통해 가능성이 발견된 상품을 TV홈쇼핑의 히트상품으로 육성할 수 있다.

 독점 상품 확보도 가능해진다. 실제 GS홈쇼핑은 제조사와 공동으로 기획한 독점 모델을 선보여 타사와의 차별화에 성공한 동시에 고객 부가가치 상승 등의 부수적 효과도 거뒀다.

 그러나 디지털가전에 대한 통합운영체제는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몰을 방문하는 고객은 주로 낱개로 제품을 구매하지만 TV홈쇼핑을 이용하는 고객은 세트상품(TV+홈시어터+DVD)을 선호한다. 소품종 대량판매 방식의 TV홈쇼핑과 다품종 소량판매 방식의 인터넷쇼핑몰의 특성을 적절히 융합하지 못한다면 시너지효과는 커녕 각 매체가 가진 전문성만 상실할 위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