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중견 정보기술(IT)서비스업체의 해외 증권시스템 구축이 이어지고 있다. 코오롱베니트는 캄보디아 증권 시장에 IT인프라를 구축했고 동양시스템즈는 베트남 증시 웹 기반 홈트레이딩시스템을 수주했다.
이들 프로젝트는 금액이 크지 않지만 국가 경제의 근간인 증권시스템에 우리나라 기술이 탑재된다는 데 의미가 있다. 향후 차세대시스템 등 후속사업에도 관련 업체의 참여가 예상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코오롱베니트는 캄보디아 증권시장 전자공시시스템 구축 사업자로 선정됐다.
전자공시시스템은 국내 금감원의 ‘다트’ 사이트와 유사한 시스템. 이를 이용하면 웹을 통해 각종 경영 관련 자료 분석이 가능하다. 이 계약으로 코오롱베니트는 다음달부터 공시 검색, 기업 개황, 매출액 조회 등을 할 수 있는 전자공시시스템을 캄보디아 증시에 구축하게 된다.
코오롱베니트 측은 “한국 금감원의 공시시스템을 구축한 경험이 수주에 큰 도움이 됐다”며 “추가 발주도 예상돼 수주액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코오롱베니트의 전신인 라이거시스템즈는 국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구축한 바 있다.
동양시스템즈도 이달 동남아시아 진출에 성공했다. 베트남 증권 시장에 웹 기반 홈트레이딩시스템을 구축해주기로 한 것. 이번 수출은 베트남 측에서 이 회사가 동양증권 등 국내 증권사에 납품한 홈트레이딩시스템을 높게 평가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구축 방식도 패키지 납품 형태로 이뤄져 인건비 부담도 거의 없을 전망이다.
중견기업들의 잇따른 해외 증권시스템 구축은 여타 분야 해외 진출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통상 증권시스템을 구축한 뒤 유사한 방식으로 금융 IT시스템을 설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유지·보수 계약으로 지속적인 추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동양시스템즈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증권시스템 구축 비용의 경우 수십억원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성장률 면에선 긍정적”이라며 “베트남 증시만 해도 매년 수백% 성장을 하는 만큼 2단계 공사에선 매출액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