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와 KTF가 국내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스토리지를 도입했다. 아직 전면 도입 단계는 아니지만 서버에 비해 움직임이 미약했던 스토리지 시장에서도 SSD가 확산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27일 한국EMC는 삼성전자, KTF 등에 플래시메모리 기반 SSD 스토리지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이들 사이트에 공급된 스토리지는 EMC의 엔터프라이즈급 대형 스토리지 ‘시메트릭스 DMX4’다.
한국EM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사 시스템 중 일부에 SSD 스토리지를 도입했으며, KTF는 MMS(Multimedia Messaging Service) 시스템용 스토리지에 이를 적용했다.
이들 기업은 특정 애플리케이션용 스토리지 시스템 가운데 일부에 수 테라바이트 용량만 SSD를 적용했지만 운용 결과에 따라 SSD 탑재 용량을 늘려나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SSD 스토리지는 지난해 국내에 첫 선을 보인 이후 일부 중소기업이 엔트리레벨급 스토리지용으로 도입한 사례는 있지만 대기업이 엔터프라이즈급 스토리지에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기업이 국내 제조 및 통신 분야에서 상징적인 사이트고, 올해 HDS와 IBM 등도 SSD 스토리지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을 감안하면 SSD 스토리지 조기 확산도 기대된다.
이밖에 한국EMC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도 SSD를 장착한 DMX4 스토리지를 공급한 것을 포함해 금융·제조 업종에서 총 5개 기업에 엔터프라이즈급 SSD 스토리지를 공급했다고 덧붙였다.
<용어>SSD
SSD는 Solid State Drive의 약어로 하드디스크를 대체할 수 있는 저장매체다. 모터와 같은 부품 대신 낸드플래시를 사용하기 때문에 외부충격에도 고장이 거의 없고 안정적이다. 또한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에 비해 읽기 3배, 쓰기 1.5배의 고속 데이터 입출력이 가능하고 기계 동작이 없어 발열, 소음, 전력 소모 등이 적으며, 물리적 충격에도 견디고 소형 경량화가 쉬운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기술적으로 대용량화가 어렵고, 용량당 가격이 HDD에 비해 훨씬 높다는 단점도 있다. HDD를 대신해서 노트북 컴퓨터나 차세대 모바일 제품의 대용량 기억 장치로 사용될 전망이다.
<미니인터뷰> 스티브 레너드 EMC 아태지역 사장
“SSD 스토리지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EMC의 중요한 파트너이자 고객이다.”
최근 방한한 스티브 레너드 EMC 아태지역 사장은 현재 진행 중인 두 회사와의 협력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개하기 어렵다면서도 SSD 부문에서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와의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현재 EMC는 삼성전자 플래시메모리를 탑재한 SSD를 미국 SSD전문업체 에스텍으로부터 공급받아 자사 스토리지에 탑재하고 있다. 또 EMC는 하이닉스 플래시메모리를 장착한 SSD를 자사 스토리지에 도입하기 위해 성능 적합성 검사를 진행 중이다.
레너드 사장은 “스토리지에 새로운 부품을 탑재하는 것은 상호 운용성 문제를 포함해 2년여에 이르는 충분한 검토기간이 필요하다”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관해서도) 어떠한 결정이든 심층적인 테스트를 거친 후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EMC는 지난해 경쟁사에 앞서 SSD 스토리지를 출시한 이후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100여개 고객사를 확보했다”며 “올해 SSD 스토리지 제품군을 다양화하여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