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등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블랙베리’가 국내에서도 인기몰이에 나섰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말 판매를 시작한 스마트폰 블랙베리(블랙베리 9000 Bold)가 90여개 기업에 500여 가입자에게 판매됐다고 27일 밝혔다. 지난 2006년 블랙베리를 출시한 KT파워텔이 2년여 동안 판매한 1000대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블랙베리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단말로 기대 수요가 많다”면서 “글로벌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최고경영자급에서 하나씩 갖춰야 할 IT기기로 여겨지고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블랙베리는 회사 메일과 연동, 실시간 메일 확인이 가능하고 다양한 형식의 첨부파일도 확인할 수 있어 업무 효율화를 구상하는 기업들의 문의가 이어졌다.
블랙베리 구입자의 90% 이상이 최고경영자층이나 글로벌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자들은 이동하면서 업무를 할 수 있고 해외 출장 시에도 로밍을 거쳐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호한다는 분석이다. 수천만원에 이르는 시스템 구축 비용에도 불구하고 사용이 느는 추세다. 글로벌기업은 현지 본사에 서버 등 관련 시스템이 구축돼 있어 주로 70만원대의 단말만 구매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렇지만 국내 블랙베리 확산 정도가 북미나 서유럽과 같이 파괴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아직 우세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는 e메일로 대부분의 업무가 수행되지만 국내 기업은 별도의 내부 결재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아 기업 단위 도입이 대폭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주로 외국계기업을 중심으로 15만∼17만대 팔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