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가 올해 반도체 설비 투자 방침을 증설이 아닌 보완 투자에 초점을 둠에 따라 포토 마스크, 클린 장비, 증착 장비 등 일부 반도체 장비 기업들이 수혜를 볼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 등 기업은 올해 12인치 팹 전환에 주력하기보다는 미세 공정 기술 투자를 단행, 반도체 라인의 생산성을 대폭 끌어올리기로 했다. 특히 양사는 30∼40나노급의 강력한 미세공정 기술 우위를 다지는 장비의 보완 투자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이는 반도체 라인 가동률이 하락한 상황에서 설비를 증설해 반도체 원가 경쟁력을 유지하기보다는 현재 나노 공정 대비 한 단계 더 미세한 나노 공정으로 전환, 생산량을 끌어올리고 제조원가를 낮추는 것이 경기 불황을 극복하는 최선책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반도체는 1조원 초반, 삼성전자는 3조∼4조원 규모를 기존 생산 설비의 생산성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투자할 것으로 판단된다. 양사는 8인치 팹의 12인치 팹 전환 투자는 현재 시급하지 않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는 글로벌 경쟁 기업 대비 미세 공정 기술 격차를 벌리기 위해 포토마스크 등 팹 공정의 장비 투자에 집중한다. 40∼30나노 미세 회로 구현을 위한 포토 마스크 장비, 화학 약품 처리 공정에 필요한 클린 장비, 고유전체 물질(하이-k) 및 구리 배선에 필요한 원자층 증착 장비, 패키지 검사 장비 등에 우선 투자한다. 양사는 이를 통해 올해 낸드 메모리 분야 공정에서 3개월, D램 공정에서 1년 이상의 기술 격차를 둔다는 전략이다.
반도체 장비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 물량이 초과해 현재 가격이 급락한 시황에서 반도체의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공정 전환이 우선해야 한다”며 “반도체 기업들은 팹 공정이 40나노 이하로 내려가게 되면 기존 설비로 대체가 힘든 장비들을 구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