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美 크리社와 `LED칩` 중장기 구매

 LG디스플레이가 발광다이오드(LED) 관련 주요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 크리사와 협력 관계를 강화한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크리사와 LCD 백라이트로 사용되는 LED 칩 관련 중장기 구매 계약을 체결하고, LED 백라이트를 채택한 프리미엄 노트북용 LCD사업 부문에서 서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28일 밝혔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크리사로부터 차세대 LCD 백라이트 핵심 부품인 LED 칩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패키징에 관한 기술도 지원받는다. 크리사는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LED 칩의 안정적 판매처를 확보했고, LG디스플레이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LED 제품 개발 및 생산 촉진을 기대하고 있다.

크리사는 LED 칩 관련 특허를 상당수 보유한 세계 유수 기업으로 일본 니치아와 도요다 고세이, 독일 오스람, 미국 루미레즈 등과 함께 세계 5대 LED 칩 회사 중 하나로 꼽힌다.



 <뉴스의눈>

당초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유닛(BLU) 합작사 설립을 추진했던 LG디스플레이와 크리가 결국 한 단계 낮은 ‘전략적 제휴’로 협력관계를 맺었다. 양사는 지난해 연말까지 중국에 LED BLU 합작사 설립을 두고 협상을 진행했다. 그러나 막판까지 양측의 이해관계를 좁히지 못했다. LED 칩과 다수의 특허 기술을 보유한 크리로선 LG디스플레이의 우산속에 들어가면서까지 굳이 부품 사업을 벌일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또 크리는 BLU보다 조명쪽에 특화한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로 애초부터 가는 길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전략적 제휴라는 형태로 협력관계를 맺은 데에는 LG디스플레이의 절실함이 작용했다. 최근 노트북은 물론 LCD TV용 패널까지 LED BLU가 속속 탑재되면서 안정적인 LED 공급이 프리미엄급 패널 양산의 열쇠가 됐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LED 백라이트를 채용한 노트북용 LCD 비중을 50% 이상 늘릴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크리로부터 LED 칩을 공급받아 노트북 PC용 패널에서 우위를 계속 지켜나간다는 전략이다. 크리는 일본 LED업체들에 비해 타회사와 협력에 적극적이고 중국에 고효율 LED 패키징 공장을 두고 있어 LG 디스플레이와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궁극적으로 LG디스플레이는 LED BLU 수직 계열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의 BLU 내재화 전략은 비단 LED BLU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지난해 6월 CCFL BLU를 주로 공급하는 뉴옵틱스 지분 37%를 사들이면서 내재화 수순에 들어갔다. 하지만 비교적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는 LED BLU는 LED 패키징에서 BLU 제작까지 내재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계약의 성사로 LG디스플레이에 BLU를 공급하고 있는 LG이노텍의 입지는 사실상 좁아졌다. LG디스플레이의 공급선이 다변화되면서 독점적으로 누렸던 지위를 상실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는 삼성전기를 통해 55인치 LCD TV용 LED BLU광원 모듈을 공급받아 LG이노텍을 견제한 바 있다.

또 삼성전자와 삼성전기의 LED 합작사 움직임도 LG디스플레이가 LED 칩업체와 제휴를 서두르는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삼성전기가 합작을 통한 삼성LED 출범이 가시화되면서 LED사업을 전면에 내세움에 따라 LG디스플레이도 적절한 대응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