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추가 인하설 `솔솔`

경기 침체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2월에도 기준금리 임하가 점쳐지고 있다. 지난 1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회의시작을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경기 침체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2월에도 기준금리 임하가 점쳐지고 있다. 지난 1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회의시작을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각종 경제지표가 최악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은은 5.25%였던 기준금리를 지난 10월부터 내리기 시작해 1월까지 3개월만에 모두 2.75% 포인트 낮춰 2.50%까지 끌어내렸다. 특히 한은은 11월 28일 0.75%포인트, 12월 11일 1.0%포인트의 금리를 각각 내리는 등 시장에 돈을 돌게 하기위해 파격적인 조치를 취했다.

오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전문가들은 한은이 추가 금리인하 조치를 취해 기준금리를 2.00%로 끌어내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금리인하가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감도 제기되고 있다.

재계는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에 대해 마이너스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점을 들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30일 서울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서울이코노미스트클럽 조찬 모임에서 “작년 4분기를 경기침체의 시작으로 본다면 올해도 마이너스 성장이 확실하고, 올해 1∼2분기가 그보다 높은 수준이라면 올해 성장률이 마이너스인지 플러스인지 잘 모르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의 발언은 한은의 올해 성장률 공식 전망치인 2.0%를 사실상 뒤집은 것이다. 특히 경제성장률이 올해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것은 우리 경제가 예측을 뛰어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뜻으로 기준금리 인하의 빌미가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지난해 경상수지 적자가 최대치를 기록한 것도 금리인하 요인이 되고 있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경상수지는 64억1000만달러 적자로 외환위기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소비자가 지갑을 닫으면서 위축된 생산도 금리인하의 한 요인이다. 30일 발표한 통계청의 12월 광공업생산은 전년동월대비 18.6% 감소한 것으로 나와 시장의 예상치(-15.6%)보다 더 나빴다. 통계작성이 시작된 1970년 이후 최악의 결과였다.

따라서 지난달 0.75%포인트 정도 금리 인하를 기대했으나 0.50%포인트에 그쳐 실망감을 드러냈던 시장은 내심 금리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잇따를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상당히 빠른 속도로 내려가고 있고 실물분야로 자금이 원활히 흘러가지 않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현재 돈이 돌지 않는 것은 유동성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경기부진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금통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지표를 볼때 금리인하는 필요하지만 현재도 유동성은 풍부하다고 할 수 있다”며 “금리를 추가 인하해도 돈이 돌지 않는 유동성 함정의 가능성으로 인해 금통위가 깊은 고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