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시장에서 화질 경쟁이 ‘약발’을 잃어 가고 있다.
대신에 편리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 PC·휴대폰·오디오 등 다른 기기와 연결성 등이 미래TV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주요 업체들은 이미 콘텐츠에 무게중심을 두고 미래 TV 시장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삼성·LG·소니 등 글로벌 업체는 올해 TV업계 최대 화두로 TV와 인터넷의 컨버전스를 꼽고 플래그십 차원에서 내놓았던 신제품 TV 라인업을 크게 늘리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아예 “화질 경쟁은 끝났다”며 앞으로 TV는 콘텐츠를 제대로 보여 줄 수 있는 기능 경쟁 위주로 TV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는 ‘인터넷@TV’라는 개념으로 인터넷 TV시장 선점에 나섰다. 야후와 제휴해 인터넷 브라우저 없이 각종 포털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위젯’ 기능을 탑재한 제품 라인업을 크게 늘릴 방침이다.
삼성전자 측은 “올해 인터넷TV 판매 목표는 전체 평판TV 2600만대 중 200만대 수준”이라며 공격 경영에 포문을 열었다.
지난달 열린 CES 2009에서 ‘브로드밴드TV’라는 인터넷TV를 선보인 LG전자도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과거 디지털미디어(DM) 본부에서 운영하던 콘텐츠팀을 조직 개편과 함께 홈엔터테인먼트(HE) 본부로 이관해 콘텐츠 사업 비중을 높이고 영화·음악 등 독자 콘텐츠 확보에 나섰다.
소니도 야후와 손잡고 ‘브라비아 위젯’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설 의지를 분명히 했다.
LG경제연구원은 ‘미래 TV 경쟁 포인트’라는 보고서를 통해 지금까지 TV는 ‘잘 보여 주는’ 화질 경쟁에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제대로 보여주는’ 콘텐츠 최적화 경쟁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디지털TV 기술이 범용화하고 인터넷 영향력이 확대된 데다 DMB 등으로 모바일TV 보급이 늘어 나면서 새로운 TV 경쟁 환경이 도래했다고 진단한 것. 여기에 정보의 단순 수용자였던 소비자가 능동적인 프로슈머로 바뀌면서 TV 경쟁 포인트가 바뀌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서는 애틀라스 리서치 그룹의 조사 자료를 인용해 앞으로 인터넷 접속 기능을 갖춘 TV 판매 비중이 올해 2%에서 2012년 20%까지 늘어날 것으로 낙관했다.
LG경제연구원 이지홍 연구원은 “TV 콘텐츠가 제한적이던 시절 즉 TV경쟁 상대는 TV뿐이었던 때는 화질이 중요한 경쟁 포인트였지만 콘텐츠가 다양해지고 다른 기기와 경쟁이 갈수록 치열한 지금 이후 경쟁 포인트는 콘텐츠를 얼마나 제대로 보여 주는 지에 초점이 맞춰 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