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31일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장·차관 국정워크숍에서 “내년에는 국민에게 희망의 싹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국민들이 올해는 인내해 주겠지만 내년에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희망을 얘기해도 믿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까지 우리 경제 회복시기를 올해 하반기로 언급해왔지만 이번 워크숍에서는 그 시점을 내년으로 예상함에 따라 정부의 경제 정책이 큰 폭의 수정이 가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이동관 대변인은 “경제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반영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와 한은 등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3%에서 1∼0% 안팎으로 수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워크숍에서 “비상경제국면인데도 아직 다급하고 절박한 의식의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며 “결과에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국민들이 우리를 보면서 위기를 절감하고 변화를 읽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공직자들의 비상한 각오를 촉구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성공적 국정운영을 위한 가장 기본적 코드는 안팎의 ‘화합’과 ‘소통’”이라며 “장·차관 등이 홍보 대사로 나서서 국민과의 소통에 나서달라고”고 주문했다. 이날 워크숍에는 국무위원 15명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 현인택 통일부 장관 내정자,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 내정자를 포함해 장·차관급 인사들이 모두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정정길 대통령실장을 비롯해 수석 비서관들과 대통령자문위원장, 대통령특보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30일 밤에 진행된 ‘SBS 대통령과의 원탁대화’에서 올해 경제전망을 묻는 질문에 “송구스럽지만 올해 한 해도 지난해 못지않게 어려울 것”이라며 “그러나 내년에 들어가면 한국이 가장 먼저 4.2% 이상으로 가장 높게 경제를 회복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희망섞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