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하강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올해 세수 감소 규모가 1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세입 감액 추가경정예산 편성, 적자국채 발행, 정부 보유 주식·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세입 감소를 메우는 방법이 추진될 전망이다.
2일 기획재정부와 국세청 등에 따르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정체 내지는 마이너스를 나타낼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면서 총 세수 감소 규모는 6조∼8조원에 이르고,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경우 그 규모는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분석에 의하면 통상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세수는 1조5000억∼2조원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국회에 수정 예산안을 제출하면서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을 4% 내외로 잡고 총 170조9662억원의 국세가 걷힐 것으로 내다봤다. 12월 국회에서는 세수 규모를 정부안에 비해 2조2700억원 가량 줄어든 총 168조6962억원으로 수정 의결했다. 그러나 정부는 연말에 내놓은 2009년 경제운용방향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다시 3% 내외로 낮춰 잡았지만 세입예산안은 수정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정부는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세입 감액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검토하고 있다. 세입 감액 추경이란 외환위기 당시처럼 급격한 성장률 하락 등으로 세수가 감소할 경우 세입 감소분만큼 세출을 줄이거나 다른 세수 확대 방안을 마련해 예산안을 변경하는 것을 말한다. 다만 외환위기 때와 달리 지금은 적극적 재정정책이 필요한 만큼 정부는 감액 추경 편성시 세출을 줄이기 보다는 적자국채 발행이나 정부 보유 주식·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세입 감소를 메우는 방법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당초 예산안에서 내년 적자국채 발행 규모를 7조3000억원으로 책정했다가 수정예산안에서는 이를 17조6000억 원으로 확대했다. 감액 추경을 편성하면서 적자국채 발행을 확대한다면 내년 적자국채 발행 규모는 2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