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IT 스피드와 일본 제조 시스템의 융합.’
부산시와 일본 후쿠오카시가 추진하는 ‘국경을 넘은 초광역경제권’의 밑그림이 제시됐다. 부산발전연구원과 규슈경제조사협회가 공동으로 수행하는 ‘부산-후쿠오카 초광역경제권 형성촉진에 관한 공동연구’ 1차 보고서가 지난 2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부산-후쿠오카 초광역경제권 포럼’에서 발표됐다.
올해 말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될 이 공동연구는 지난해 3월 부산시와 후쿠오카시 간의 초광역경제권 추진 합의 이후 양 지역이 공동 발주한 첫 사업이다.
1차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기업은 한국의 높은 IT와 반도체 기술력과 제3국(중국, 베트남) 진출의 발판으로, 한국 기업은 일본의 제조 기술력과 브랜드력을 높이 샀다. 이를 토대로 부산-후쿠오카 초광역경제권 형성을 위한 유망협력 분야용 IT 콘텐츠, 그린카, 첨단물류, 관광·컨벤션을 제시하고, 분야별로 산업환경 변화에 맞춰 서로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공동 과제 발굴을 주문했다.
IT 콘텐츠 분야에서 일본 내 인력 부족을 예로 들며 부산-후쿠오카 IT 인력 통합관리 운영, 게임 SW 및 자동결제시스템 등의 중국 등 제3 시장 공동 진출 등을 유력한 협업과제로 내놨다.
후쿠오카시 IT 산업은 연매출 3000억엔 이상에 관련 종사자 2만2000여명으로 일본 내 다섯 번째 규모지만 도쿄 등 중앙의 하도급 개발이 대부분이다. 독자적 경쟁력을 갖춘 IT 산업 육성이 현안이다.
그린카는 제조업과 IT의 융합 및 녹색성장 추세에 따라 한일 첨단 그린카 부품의 공동 개발을, 물류 분야에는 일본 물류기업의 부산 신항을 활용한 비용 절감 방안 등을 가능성 높은 협력 과제로 제시했다.
보고서 발제를 맡은 금성근 부산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의 스피드와 일본의 시스템이 잘 조화된 초광역경제권 형성은 한일 간 새로운 협력 모델이 될 것”이라며 “동남권-규슈 초광역경제권으로 확대 발전 노력과 함께 다양한 인적 교류를 위한 콘텐츠 발굴과 산업환경 변화에 따른 협력 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패널 토론에서 경남과 울산을 포함한 동남광역경제권과 일본 규슈지역 간의 초광역경제권 확대 문제, 초광역경제권 촉진을 위한 공용 웹사이트 개설 등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정승진 동남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기계 및 자동차 부품의 성능인정시험은 양 지역의 특화된 시설 및 기관을 공동 활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우수한 시험분석 지원과 인정을 받을 수 있어 서로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현태 부산정보기술협회장은 “부산시와 후쿠오카시가 한국어와 일어로 동일한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를 구축, 운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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