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을 -4%로 예측하면서 한국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론이 대세로 굳어가고 있다. 올해 3% 성장 목표를 정하고 경제운용방향을 마련했던 정부는 IMF가 충격적인 전망을 내놓자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정부는 겉으로는 전망치에 동의할 수 없다는 제스처를 보이고 있지만 성장률 급락을 최소화하기 위한 재정과 금융을 총동원한 내수 부양책 마련에 돌입했다.
◇“내수 살리겠다”=정부는 한국 경제 추락을 막기 위해 고강도 내수 부양책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출 부문에서 급격한 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내수마저 위축될 경우 우리 경제가 무너질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3일 허경욱 재정부 1차관은 “-4%는 분명 충격적인 수치지만 내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폭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측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정부는 재정과 금융 수단을 총동원, 내수를 살리는 정책을 펴겠다”고 밝혔다.
허 차관은 추경 편성에 대해 “정부 재정 지출이 상반기에 60%로 하반기에 적어지는 부분이 있지만 규모 자체가 상반기와 하반기를 떠나 과연 충분한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언급, 추경 편성 가능성을 시사했다. 금리 인하와 관련 허차관은 “한국은행에서 판단할 일이지만 우리는 금리가 2.5%이므로 추가 인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체질강화 노력 지속해야”=전문가들은 IMF 전망에 대해 우리 정부의 경기 조절 능력을 무시하고 경기부양책의 효과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성권 굿모닝신한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정부가 녹색성장, 재정지출 확대, 금리 인하 등 각종 부양책을 내놓고 있는데 IMF가 이런 정책들을 반영해서 성장률을 전망했는지 의문”이라며 “해외 전망기관들은 여러 사정으로 인해서 이를 충분히 감안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도 “어느 정도 소비위축 및 투자감소를 감안하더라도 -4%는 지나치게 낮은 전망”이라며 “내수 진작 등 경기보완대책이 신속히 이뤄진다면 하락폭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부양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올해 ‘마이너스’ 성장의 가능성이 커진 만큼 추경 편성 등을 통해 재정지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상반기가 가장 안 좋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상반기 경기가 추락하는 속도를 늦추려면 재정집행과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저소득층 소득 보전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내년에 4%대 ‘플러스’ 성장으로 급반등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 역시 지표상으로 실현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의미있는 회복세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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