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바라보면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지상 물체를 잡아내고, 지상에서 작동하면 1미터 앞 총알을 좇아가는 초미세 카메라·망원경을 국내 기술진이 개발했다.
3일 이화여대 멤스(MEMS) 우주망원경 창의연구단(단장 박일홍)은 MEMS(Micro-Electro-Mechanical Systems) 기술로 만든 초미세 거울로 빠르게 움직이는 광원을 순간 포착해 추적하는 카메라와 망원경을 공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망원경 ‘MTEL’(멤스 Telescope for Extreme Lightning)은 광시야각 감시 능력과 초고속 확대·추적 기능을 동시에 갖췄다. 국제우주정거장에 설치하면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지상 광원과 물체를 포착해 추적하며, 지상에서는 1미터 앞에 날아가는 총알을 추적할 수 있을 정도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특히 멤스 초미세 거울이 모든 방향으로 빨리 방향을 바꿀 수 있어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일어나는 섬광은 물론이고 시야 안에서 움직이는 그 어떤 방향의 광원·물체라도 추적해 기록할 수 있다.
이 망원경은 러시아 인공위성 ‘타티아나(Tatiana)-2’에 탑재돼 오는 4월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에서 발사돼 우주로 올라간다. 앞으로 지상 800킬로미터 상공에서 고층대기 극한방전현상을 밝히는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박일홍 교수는 “초미세 거울을 이용한 추적기술이 국내 감시카메라 분야 차세대 기술이지 국방 관련 다중목표감시 및 동시추적 카메라 분야에 새 장을 열 것”으로 기대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