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에어컨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낮 최고기온이 예년보다 10도 이상 오르는 등 한낮에는 봄날처럼 포근한 날씨가 계속되자 주춤하던 에어컨 예약 판매가 오름세로 돌아섰다.
여기에 올해 평균 온도가 역대 다섯 번째로 높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에어컨 업체에 기대감이 높아 가고 있다.
가전 업계는 경기 불황으로 전체 경기가 꽁꽁 얼어 붙었지만 올해 에어컨 공격영업으로 얼어 붙은 가전 시장의 숨통을 터 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LG전자 등 주요 에어컨 업체는 지난달 초부터 에어컨 예약 판매를 시작한 결과, 경기 불황에도 지난해 수준을 웃돌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예약 문의가 부쩍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1월 초부터 예약 판매를 시작해 아직 세부 데이터를 집계 중이지만 전년 수준에 버금가는 상황”이라며 “경기 불황을 감안할 때 상당히 선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LG는 이를 여세로 몰아 올해 전년에 비해 10% 이상 매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LG전자 노환용 부사장(에어컨사업본부장)은 “올해 국내는 물론 호주·일본 등 각국의 이상고온 현상으로 에어컨 사용 기간이 늘어나 기회가 많을 것으로 본다”며 “난방 기능까지 겸비한 제품으로 가정용 시장과 각국의 경기 부양 정책에 따른 기축 시장을 적극 공략해 10% 이상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달 15일부터 예약 판매를 시작한 삼성전자도 아직은 예약 판매 시즌 초기라 전체 시장을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출발이 좋다며 최근 기온 상승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예년에 비춰 볼 때 2월 중순 이후부터 탄력이 붙기 시작하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다소 빠르게 예약 판매가 불붙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측은 “올해가 다섯 번째로 더운 날씨가 될 거라는 예측이 있어 지난해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니아만도도 “호경기 시절 만큼은 아니지만 경기 불황을 감안하면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위니아는 특히 지난해까지 주력이었던 룸 에어컨 비중을 줄이는 대신에 스탠드형과 멀티형 제품으로 라인 업을 크게 늘리고 에어컨 시장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훈종 위니아만도 이사는 “에어컨은 날씨 영향이 큰 데 올해 무더위가 예상돼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준비 중”이라며 “수익성이 다소 떨어졌던 소형 룸 에어컨 비중을 지난해 전체의 60%에서 올해 50%로 안쪽으로 줄이고 대신에 멀티 제품 비중을 크게 늘려 수익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주요 인터넷쇼핑몰과 백화점도 에어컨 예약 판매 일정을 전년에 비해 일주일 정도 앞당기는 등 초반 에어컨 수요 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